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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산지조직화 활성화 방안 마련’ 토론회

농산물 산지조직화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이하 산지조직화 토론회)가 지난 3일 제주 서귀포시 소재 제주감귤농협 회의실에서 열렸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 의원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농어민신문과 한농연 제주도연합회,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제주감귤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산지조직화 토론회엔 정부와 농업 관련 주요 기관 단체장들과 제주지역 감귤 및 월동채소 생산 농가들이 대거 참석, 큰 관심을 보였다. 이번 토론회는 제주는 물론 대한민국 주요 과수·채소 작목인 감귤과 월동채소를 중심으로 농산물 산지조직화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농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품목조직 육성·대표브랜드 키워야”

“농민 의견 수렴해 적극 반영 노력”
#대회사-위성곤 의원

   
 

최근 헌법 개정과 맞물려 농업·농촌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농업·농촌 문제가 헌법에 반드시 병기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농업·농촌을 지킬 수 있는 큰 힘이 마련돼야 한다. 이번 토론회는 농산물의 산지를 조직화해 생산자들을 규모화하고 농산물의 상품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농산물 유통 비용을 줄이고 농가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히 모색돼야 한다. 산지조직화 토론회가 농민 소득과 농업 발전에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오늘 토론회 직전에 100여명의 농업민이 참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귀포지역위원회 농업인위원회가 발족했다. 앞으로도 농업인 의견을 적극 수렴해 당국에 반영해나가도록 노력해나가겠다.


“산지조직화로 유통 개혁 급선무”
#축사-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농업 경쟁력과 농민 소득 증대, 농촌 환경 개선 등 농정에는 여러 과제가 있는데 아무리 다른 것을 잘해도 가격이나 유통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농정을 불신하게 돼 있다. 이 선상에서 오늘 토론회 주제인 농산물 산지조직화는 정말 중요한 과제다. 산지에서 농산물이 균일하게 공급되려면 산지가 조직화 돼야 한다. 어제(2일) 국회 본회의에서 농업경영체 지원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통과돼 공동농업경영체 개념이 법에 명시됐고, 들녘별경영체 같은 개념도 법에 신설됐다. 또 지난해부터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조직화를 통해 유통을 개혁하고 가격을 안정시켜 농가 소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정부에선 생산자 조직에 가입한 농가에 정책의 우선권을 주려고 한다. 앞으로 산지조직화를 위해 여러 지원을 강구해 나가겠다.


“산지조직화 새로운 모델 모색을”
#축사-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산지조직화가 좀 더 과학화되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진화해온 산지조직화, 무엇이 문제일까 깊게 고민해보고 그런 고민들이 모여 오늘 새로운 모델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토론회가 되길 바란다. 결국 산지조직화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돈이 되는 유통을 해보자는 것이다. 농산물을 출하해 수취가격을 농민이 좀 더 받을 방법이 무엇일까. 중요한 것은 농민 한 두 사람이 아닌 규모화를 통해 우리가 지은 농산물을 규모화해서 선별을 잘하고 포장도 차별화해 시장에 내보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능하면 규합해 출하 출구를 좀 더 좁혀갈 필요가 있겠다. 출구를 좁혀간다는 것은 그만큼 교섭력을 강화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번 토론회가 이런 의미를 되새기고 농가소득을 향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희망 제주농업 만드는 시작되길”
#환영사-김한종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

   
 

정부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농업의 경쟁력과 대응력 강화를 위해 2000년대 이후 산지조직화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 속 우리 농민들은 지원을 체감하지 못한 채 나날이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업인들의 자발적 의지와는 상관없이 농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와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등 떠밀려 시장경제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농업인들은 시장과 상인 등에 좌지우지되는 약자의 모습으로 전락해 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농업인들이 산지조직화를 비롯한 농업 정책에 대한 주체의식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현재의 어려움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산지조직화 토론회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서로 소통하고 신뢰하며 함께하는 희망 제주 농업을 만들어가자고 말씀드리며, 오늘 이 자리가 그 시작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주제1/품목조직화의 필요성과 조직화 방안
“농민이 주도, 협력하는 농업으로 대혁신”

선도적 품목조직에 자조금 지원을
엄정한 품질관리체계 구축 나서야


-이헌목 우리농업품목조직화지원그룹 공동대표

   
 

그동안 우리는 수없이 많은 토론을 가졌고 연구보고를 진행했다. 하지만 내용은 반복됐고 대부분 원론적 수준에서 그쳤다. 제시된 방향도 실현되지 않았다. 감귤과 관련된 보고서를 보니 맛을 좋게 하고 시설현대화가 필요하고, 생산·유통 계열화, 브랜드 통합 등 모두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감귤산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값 받고 농업경쟁력도 높이기 위해선 어떤 것들을 해야 할까. 우리가 해야할 일들이 있는데 여섯 개를 추려봤다.

우선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생산이 과잉되면 가격 폭락을 막을 방법이 없다. 방법은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 조정을 하지 못하면 절대 제값을 받지 못한다.

둘째, 판매 및 수출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 농가나 조합 간 경쟁하면 절대로 제값을 받을 수 없다.

셋째, 산지에서 엄격히 선별, 상품화해 직거래 등을 통해 유통시켜야 한다. 품질이 제각각이면 유통단계와 마진이 많아지고 제값을 못 받는다. 산지에서 선별, 규격화해 상품화시켜 공산품처럼 만들어 놓으면 누구나 믿고 주문할 수 있다. 직거래는 그렇게 축소하는 것이지 억지로 하면 안 된다.

넷째, 최고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칙을 실행해야 한다.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품질이 좋아지길 바라거나 명품 농산물로 인정받길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수입되는 양 이상으로 수출하지 않고는 가격하락을 막을 수 없다. 그렇다고 우리 농업 생산량을 줄일 수도 없다.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해선 반드시 수출을 해야 한다. 수출을 하기 위해선 경쟁국을 압도할 농업기술과 마케팅 역량이 있어야 한다. 이걸 가져야 제 값 받고 수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장에 맞게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게 해야 한다.

제주 감귤은 이 6개의 과제 중에 몇 개를 실행하고 있나. 또 제값을 받기 위해 무엇을 추가해야 하나. 지금까지는 3자라고 볼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추진을 주도해왔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효과가 나타나지도 못했다. 농산물 소유주는 농민이다. 당사자인 농민들이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농민들을 설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대표조직을 먼저 만들어야 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농민들로 하여금 품목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책임 추진 과제로 네 가지를 들겠다.

가장 먼저, 농민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품목조직을 육성해야 한다. 농민을 설득, 통제할 수 있는 품목조직이 육성돼야 한다.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대대적인 현장 순회 교육 및 토론도 해야 하고, 중앙과 지역, 현장 농민을 실질적으로 연결하는 쌍방향 소통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조직의 업무역량을 높이기 위해 전임자를 둬야 한다. 이 전임자를 통해 농업분야의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농업문제 해결의 주체로 육성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품목조직의 운영비를 자조금 형태로 지원하고 관련 정책 수립 및 집행 창구로 활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선도적 품목조직에게도 자조금을 지원해야 한다.

두 번째의 책임 추진 과제로 대표브랜드 육성을 들 수 있다. 맛있고 안전한 감귤이라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대표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이름만 붙인다고 대표브랜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재배매뉴얼 구축 등 품질관리가 수반돼야 한다. 또한 물량도 충분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감귤도 마찬가지다. 대표브랜드를 관리하고 뛰어난 마케팅으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총괄조직이 있어야 한다.

책임 추진 과제 세 번째로는 R&D 분야를 들 수 있다. 시장과 연계가 적은 원천기술은 전문가가 담당을 하고 시장과 관련된 부분은 민영방식으로 혁신해야 한다. 신품종 개발과 관리기술은 감귤의 맛과 생산성을 결정하고, 가공기술은 비상품 감귤과 부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인다. 감귤전문연구소는 민영방식으로 혁신하되 연구의 성과에 따라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고, 성과 여부는 품목조직의 주도 아래 판단하는 체계가 돼야 한다.

마지막이자 네 번째로 엄정한 품질관리 체제 확립을 책임 추진 과제로 꼽을 수 있다. 브랜드가 내세운 품질이 보장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선별기준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선별과정에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돼야 하며, 소비자가 먹을 때도 그 품질을 보장 받아야 한다. 제주 한라골드키위나 제스프리키위처럼 품질관리의 기준과 과정을 자랑스럽게 공개할 수도 있어야 한다.

결론을 맺자면 당사자인 농민들이 주도하는 농업으로, 우리끼리 경쟁하는 농업에서 협력하는 농업으로 대혁신 해야 한다.


#주제 2/제주농산물 통합마케팅 추진 전략
“올 통합마케팅 사업규모 2200억원 목표”

유통채널 다변화·감귤 산지경매도
월동채소 수급조절센터 도입 모색

-고성만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단장

   
 

제주 도내 19개 지역농협이 참여하는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에서는 2011년부터 제주농산물 통합마케팅 업무를 개시해 추진하고 있다.

통합마케팅 사업은 2015년 1602억원에서 2016년에는 1804억원까지 규모가 증가했다. 감귤류의 경우 2015년 12월 1일 귤로장생이라는 통합브랜드가 출범했다. 채소류의 통합브랜드 명은 햇살바람이다.

귤로장생 육성을 위해 농협 계통공판장 경매사를 초청해 마케팅협의회를 개최하고 출하를 개시했다. 귤로장생 정가·수의매매 확대를 위한 농협공판장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채소류 통합마케팅사업 활성화 연구용역도 추진했다. APC 건립 타당성 및 운영전략, 상품화 방안, 시설 가동률 제고방안, 투자방안 등의 연구용역이 진행됐다.

통합마케팅조직은 2020년 산지유통 핵심조직으로의 도약을 비전으로 제주 지역 농협 전체 판매 사업량의 50%를 점유하는 목표를 세웠다. 규모화면에선 마케팅 역량을 구축하고 전문화를 위해 공선조직 육성 및 정예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 조직화를 위해 통합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육성해나가겠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804억원이었던 통합마케팅 사업 규모를 올해에는 2200억원, 2020년에는 4000억원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통합마케팅사업 중점 추진과제를 보면 우선 정책지원 확대를 통한 통합마케팅 기반을 강화하겠다. 이를 위해 산지유통 활성화 사업, 과실브랜드 육성 사업, 공동선별비 지원 사업, 농산물 마케팅 지원 사업에 적극 매진하겠다.

농가조직 육성 및 계열화 체계 구축을 위해 공선출하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2016년 현재 51개인 감귤류 공선출하 조직은 2020년 60개까지, 26개인 채소류는 40개까지 늘려나가려고 한다.

통합브랜드인 귤로장생을 집중 육성키 위해 통합마케팅 사업 참여를 통해 농산물 통합브랜드 출하를 확대해나가겠다. APC별 품질관리기준을 통일하고 품목별 품질기준을 제정함과 동시에 전국 도매시장으로 출하를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산시켜나가겠다. 통합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도 전개하겠다.

마케팅 교섭력 강화를 위한 유통채널 다변화에 앞장서고, 감귤 산지전자경매 참여로 사업 영역도 확대해나가겠다. 제주 농산물 홍보 및 마케팅 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제주 월동채소류와 관련해선 수급조절센터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급조절센터는 제주 월동채소류 중심의 통합물류센터 건립, 주품목에 대한 수급조절 및 거래기능을 복합화해 운영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학교급식 및 식자재 지원센터 도입도 구상하고 있다. 제주도 학교급식물류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등 학교급식 전 품목에 대한 공급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식재료 종합공급 체계 구축 시 관내 요식업 및 관광업 시장과의 연계,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감자의 경우 농업기술원이 특허 출원한 탐나감자 브랜드를 육성해 나가겠다. 2020년까지 탐나감자 재배 농가를 500농가까지 육성해나가려고 한다.
 

   
▲ 농산물 산지조직화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선 정부와 생산자단체에서부터 지자체, 학계, 연구기관 관계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석, 산지조직화 활성화를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흥진 기자
참/석/자
현해남 제주대학교 교수(좌장)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
윤창완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
박성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영주 농협경제지주회사 판매유통본부장
문근식 한농연제주도연합회 정책부회장
김종우 감귤사랑동호회장


“농가소득 보장돼야 산지조직화 가능, 소비자 신뢰 확보 노력을”

#종합 및 청중 토론
 

|산지조직화에 대한 견해
품목별 자조금 조성해 조직화 노력
지역농협 기반 산지조직화 틀 마련


▲박범수 정책관=정부 정책이 바뀔 때마다 농업인들은 정책의 변화가 있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농업 정책의 실무자 입장에서는 산지조직화는 (정부 정책에서) 끈을 놓지 않을 정도고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다.

▲박성진 부연구위원=농경연에선 농산물 유통분야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왔다. 다만 최근까지는 농업관측에 초점이 일부 맞춰져 있어서 이 분야에 주력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농산물 유통분야와 산지조직화, 도매시장 분야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팀을 개편하고 있다.

▲김영주 본부장=농협에서도 최근 3개 권역으로 나눠 조합공동법인대표, 연합사업단 대표들이 모여 (산지조직화 활성화을 위한) 권역별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농협에서는 APC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연합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윤창완 국장=제주 농업에서 산지조직화는 사실 가장 큰 문제로 인식돼 왔다. 이는 산지조직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고민이 담긴 것이다. 이에 나름대로 조직화를 위해 품목별로 자체 자조금을 조성하려고 노력해 온 부분도 있다.

▲문근식 회장=개인적으로 산지조직화의 틀은 마련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 틀은 지역 농협이다. 조직화가 돼 있는 상황에서 규모화를 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지역 농협들이 규모화가 돼야 한다. 그러나 지역 농협이 규모화가 되지 못하는 것이 현 상황이다.

▲김종우 회장=산지조직화의 성공 사례를 많이 얘기하는데, 환경이 다르고 여건과 조직화에 필요한 시간들이 다 다른데 어떻게 (성공 사례와 같이) 성공이 가능한가. 이제는 하나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실패했던 요인들을 알려주고 새롭게 보급해 나가면 시행착오의 과정을 줄이고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산지조직화 평가와 역할
농산물 생산·가격 위기일 때 농민이 가격안정·수급안정 끌고 갈 주체 돼야
소비가 관건…생산 대비 정확한 시장조사 기반으로 조직화·규모화 진행을
‘잘 팔아주는 시스템 구축’이 핵심·일부 일탈 농가가 산지조직화의 걸림돌


▲박성진 부연구위원=우리나라 산지조직화 역사는 20년 가까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산지조직화를 논하는 상황에서는 반성할 부분이 있다. 산지조직화의 애초 목적은 규모화를 통해 거래교섭력을 제고하면서 농가 수취가격을 높이자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여기에 소비자 신뢰를 확보해 지속적인 농산물 수요를 충족하는 것을 보태고 싶다. 과거에는 생산하는 농산물을 판매만 하면 됐지만 지금 소비자들은 수입 농산물로 국내 농산물을 굳이 소비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 신뢰를 구축해 생산한 농산물을 어떻게 판매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철원 오대쌀 브랜드가 있다. 과거 오대쌀은 고급 브랜드로 인식이 됐는데, 쌀 품질이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브랜드 사용을 높고 고민을 하다 브랜드를 사용키로 하면서 외면을 받았다. 이를 볼 때 산지조직화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고,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김영주 본부장=농협의 입장에서 산지조직화의 좋은 사례로 귤로장생과 햇사레를 들 수 있다.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농업인 소득에도 도움이 되는 사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연합 판매사업이나 공선회 육성에 있어 참여 농협들의 생각과 주장만 내세우다 보면 전체적으로 끌고 가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시군 연합사업단이 있는데 여기에 소속된 조합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성공의 차이가 있는 만큼 이 부분에서 다소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윤창완 국장=조직화라고 하면 조직화 자체가 생산과 유통을 조절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교섭력을 갖고 농업인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조직화는 과잉생산과 가력하락 시의 역할이 미미하다. 1차적으로 농산물 생산과 가격에 위기 상황이 있을 때 가격안정과 수급안정을 조직 자체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제주도는 출하에 있어 출구가 하나인데 왜 수급조절이 힘드냐고 말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앞으로 제고할 부분이 있다. 다만 행정에서 주도적으로 끌고 가기 보다는 농업인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 당사자인 농업인이 권한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생산자단체나 농협에서 1차적으로 문제 의식을 갖고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2차적 지원으로 지자체와 정부가 도와줘야 옳지 않나 생각한다.

▲김종우 회장=산지조직화 필요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화를 했을 때 농업인들이 돈을 벌 수 있느냐다. 수준이 낮을 수 있는 얘기지만 가장 원론적인 것이다. 돈 되는 농업이 돼야 산지조직화도 쉽게 된다. 아무리 조직화가 잘되고 활성화하는 방안이 나와도 돈을 벌지 못하면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렇지 않을 경우 주체가 농업인이든, 농협이든 산지조직화를 잘하기 힘들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고품질을 만들어 수익을 내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조직으로 모이게 돼 있다. 따라서 산지조직화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돈을 벌게 해 줄까라는 것에 목표를 두고 이를 위해 행정과 정책은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근식 회장=산지조직화에 있어 농협이 그동안 역할을 잘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영농조합법인이나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곳이 많아졌다. 산지조직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농협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협이 바뀌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의 농업인 교육이 생산과 관련된 교육이 주로 이뤄졌는데, 이러한 교육에 과연 농업인들이 행복할까. 이제는 교육에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농협이 바뀌면 농업인들도 바뀌고, 그러면 우리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교육이나 철학 같은 것이다. 꼭 수익이 많이 나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지 고민하고 그런 방향으로 같이 고민하면 더 나아질 것이다. 아직도 우리 농업인들은 농협을 버리지 않고 사랑하고 있다.

▲현진성 한농연제주도연합회 수석부회장=조직화를 통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얘기하는데, 문제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했을 때 소요되는 생산비 만큼 충분한 가격을 받고 소비가 되는가에 문제가 있다. 조직화도 좋지만 농산물 품질화에 따른 판로가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산지조직화를 할 때 생산을 대비한 정확한 시장조사가 이뤄지고, 여기에 맞춰 조직화와 규모화가 진행돼야 한다.

▲박성진=우리나라의 산지조직화 추진 과정에서 정부가 산지조직화를 하면 지원금을 주는데 이 지원금을 받기 위한 조직화가 이뤄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네덜란드의 경우 산지조직화를 위해 6000명의 농업인을 대상으로 1500회 이상의 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았지만 실패했다. 그만큼 긴 시간을 거쳐 지금의 상황까지 왔다. 그런데 우리는 단기간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농가에서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인해 조직이 와해된다. 제방이 무너지는 것은 작은 것 하나에서 시작된다. 왜 조직화를 해야 하는지 농업인들이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안재경 농협경제지주 산지유통치진단장=지금까지 조직화에 대한 얘기가 많았는데, 이제는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아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 부분이 앞으로 조직화의 핵심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농협에서 통합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이를 잘 모르고 있는 농업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농업인들과 공유할 시스템을 보완해 농업인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

▲박범수 정책관=산지조직화는 결과적으로 농업인들이 조직이라는 공유자원을 만드는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것이다. 쉽게 말하면 조직화를 하면 농업인들이 내 재산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제약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 생산에 있어 지베렐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할 때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이 지베렐린을 처리하는지를 생각한다. 이유는 나만 처리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는 조직화가 안 된 경우의 실패사례에 해당한다. 조직화가 되면 지베렐린 처리에 있어 조직원들의 의사를 묻고 진행한다. 그렇기에 결정에 있어 누가 손해가 나는지 여부를 농가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역할을 어떻게 할지가 조직화의 성공요인이다. 이처럼 조직화를 위해서는 우선 조직을 끌어가고 의견을 조정할 리더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조직 내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에게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아울러 조직의 규약을 정했는데 이를 어길 경우에는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 규모화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면적이 제한돼 있고 가족농 중심의 농가 경영이라는 한계로 생산단계에 있어 규모화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통단계에서의 규모화는 통합마케팅 조직들이 서로 뭉치면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도 이러한 방향의 규모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비를 절감하는 규모화를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청중토론/산지조직화 외 제안은
정부 지원사업 자부담률 줄여줘야


▲김두형 월동무생산자협의회 제주 부회장=농협과 계약재배를 하고 싶지만 신용과 맞물려 있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자조금도 소멸성이 아니라 적립성으로 가야 한다.

▲정선태 제주농업인단체협의회장=농협의 경제 인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지도 쪽에도 박사 등 전문 인력을 투입해야 품질이 좋아지고 그렇게 되면 판매도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예산을 지원해주면 그 예산 사업을 미리 정하기보다 지방 분권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허태현 제주도농업기술원 감귤아열대연구과장=난방 등을 함에 있어 제주 바닷물을 이용하거나 온대수, 빗물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활성화 돼야 하는데 열대과수라고 제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현진성 한농연제주도연합회 수석부회장=정부 지원사업 내 자부담이 5대5나 6대4 정도로 책정돼 있는데 농가 부채가 커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왕 지원하는 것 지원율을 높였으면 한다.

정리=김영민·김경욱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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