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농림부장관에 김동태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이 임명됐다.농촌진흥청장과 농림부 차관을 지낸 정통 농림관료 출신의 첫 농정의 총수라는 점에서 김 장관에 대한 농업계의 기대 또한 크다. 농업·농촌·농민의 어려운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우리 농업의 나아갈 방향과 과제, 그리고 정책방향 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 정부 출범과 더불어 농림부 차관을 지내면서 국민의 정부 농정개혁 과제를 설정, 추진한 경력을 갖고 있어 마지막 농정개혁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물론이다. 우리의 농업·농촌은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쌀 문제를 비롯한 협동조합 개혁, 농산물 유통개혁, 한·칠레 자유무역협상, 2단계 WTO 협상 등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농민단체들은 벌써 이러한 농정현안 해결 촉구하며 지역단위 집회를 갖고 있다. 정부가 악화된 농민여론을 제대로 읽고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농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이렇듯 분노한 농심을 어떻게 달래고 농정을 추진할 나갈 것인지가 신임 김동태 장관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한갑수 전 농림부 장관이 4일 서둘러 발표한 쌀산업종합대책의 타당성 여부부터 정확히 분석, 재수립해야 한다. 농민단체들은 쌀시장 개방을 기정사실화, 쌀농사 포기를 유도하는 쌀산업발전종합대책을 즉각 철회하고 농가소득 보장을 중심으로 하는 책임성 있는 대책을 다시 수립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칠레 차기협상 저지와 2단계 WTO 차기협상에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도 김 장관의 과제다. 정부 부처간 의견 대립이 첨예할 협상 과정에서 김 장관은 450만 농민들의 힘을 바탕으로 그들의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또 하나 김 장관의 중요한 과제는 협동조합 개혁이다. 국민의 정부가 협동조합 개혁에 첫 단추를 낄 때 정책에 깊이 참여했던 김 장관은 그간의 성과와 문제점, 그리고 미비된 개혁과제를 정확히 점검하고, 협동조합이 협동조합 원칙에 충실하면서 그 주인인 농민의 협동조합으로 거듭 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유통개혁도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농산물 유통전문가로 알려진 김 장관은 이러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성공적으로 유통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 어떻든 신임 김 장관이 농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면서 우리 농업·농촌이 회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농업정책을 추진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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