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아바를 원료로 만든 차와 쌀국수 등 구아바 가공품을 생산해 해외시장까지 개척한 구아바랜드는 창업주 임흥섭씨(맨 오른쪽)와 임태훈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한 가족농 경영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구아바 같은 열대 과일과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구아바는 인지도나 물량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이런 열세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한 중소식품업체가 있다. 바로 경남 의령에 위치한 구아바랜드다.

박람회 자비로 참가하며 홍보
포기않고 꾸준히 참석 '눈도장'
제품 품질만큼 열정 높이사


구아바랜드는 농장 창업주인 아버지 임흥섭씨와 그의 부인, 아들인 임태훈 대표와 그의 아내가 일구는 소규모 가족농장이다. 임흥섭씨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파파이스의 점주였다”며 “매장을 운영하며 패스트푸드에 대한 회의감이 생겼고 몸에 좋은 식재료를 직접 재배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1998년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수출을 시작하게 된 것은 임 대표가 2007년 농장에 합류하면서부터다. 임 대표는 “구아바 과실만으로는 농장운영에 한계가 있었다”며 “구아바차와 분말 등 가공제품을 개발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이에 1년에 3개 이상의 박람회에 직접 참가하며 한국산 구아바로 만든 가공제품을 홍보했다.

하지만 본토인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생산된 제품 대신 생소한 ‘한국산 구아바’ 제품에 수입 문의를 하는 바이어는 거의 없었다. 부모님의 수출반대도 이어졌다. 임 대표는 “가족 모두가 새내기 농부라 지난 2012년까지는 정부 지원 사업이 있다는 것을 몰라 수출상담회 참가 등 수출에 대한 모든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며 “투자대비 실질적인 소득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수출 시장 개척에 대한 반감이 커지셨다”고 회상했다.

임 대표는 부모님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다. 첫술에 절대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이 임 대표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실제로 많은 중소업체들이 1~2년 해외 박람회에 참가, 이렇다 할 수확이 없으면 수출을 접는다”며 “하지만 엄청 획기적인 상품이 아닌 이상 한 두 번의 시도로 해외 바이어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의 눈도장을 몇 번 찍은 다음에야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 대표는 미국 애너하임 박람회 등에 꾸준히 참가했으며, 이 박람회에서 만난 바이어와 지난 3년 전부터 수출을 진행하게 됐다. 임 대표는 “수입 바이어에게 우리 제품을 수입하게 된 연유를 물었는데, ‘지난 몇 년간 애너하임 박람회에서 구아바랜드를 봤다. 제품 품질만큼 수출업체의 수출의지도 중요하다. 해외 박람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해 제품을 홍보하는 것은 바이어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수출에 물꼬를 트게 되자 구아바랜드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각티백, 건잎차, 구아바 쌀국수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으며, 지난 2월에는 미국 화교시장 대형유통망을 갖춘 현지 빅바이어 Sam’s F&B와 정식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매주 20만개의 구아바 쌀국수가 미국으로 수출 중이다.

앞으로는 음료와 쌀과자 등 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수출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부지를 매입해 가공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임 대표는 “현재는 작은 가내수공업 형태의 작은 농장이지만 앞으로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각국에 구아바 가공품을 수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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