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을 축산 조사료로 활용하면서 미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논의 유기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벼 재배농민들은 조사료 활용보다는 볏짚을 논에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조사료로 팔면 수익 더 많아
볏짚 논 환원 꺼리는 상황

논 유기물 함량 갈수록 낮아져
지력 떨어지고 미질 저하
볏짚 환원 지원금 인상 필요


그러나 조사료로 판매할 경우 수익이 더 많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축산당국이 조사료 확보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어 볏짚이 논으로 환원되지 않고 있다. 

충북도의 경우 2015년부터 볏짚환원 사업을 펴고 있다. 논에 볏짚을 썰어 넣을 경우 ha당 4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유기물 함량을 높이고 지력을 증진하자는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 규모는 11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도 축산부서의 조사료 지원사업은 이보다 훨씬 많다. 사일리지 제조비 60억원, 볏짚 처리비 7억원, 곤포 사일리지 네트 4억원, 조사료 경영체 장비 6억원 등이다. 볏짚이 논에 환원되지 않고 조사료로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논의 지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농정당국과 농민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 청주시 농업기술센터의 토양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센터는 매년 7000필지의 샘플을 채취해 유기물 함량을 분석한다. 그러나 적정 유기물 함량인 25%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고 있다. 평균 19%에서 20% 사이로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센터 한 관계자는 “심각한 것은 매년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기물이 부족하면 지력이 떨어지고 미질도 안좋아 진다”고 말했다.

청주시 친환경농산과 관계자도 “화학비료는 많이 쓰고 유기물은 적다 보니 미질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며 “볏짚을 논에 환원할 수 있는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청주시의 경우 관련 사업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볏짚 환원사업비 신청량은 2500ha에 달하고 있으나 예산지원 규모는 710ha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도 유기농산과 관계자는 “매년 농민들의 신청량보다 사업비가 적어 문제가 되고 있었다”며 “추경예산 확보 등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사업비 지원단가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ha당 40만원은 적다는 것이다. 들녘별경영체를 운영하고 있는 청주시 오창읍 정석훈 회장은 “볏짚을 말아서 팔면 300평에 15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 반면 지원금은 4만원밖에 안된다. 지원단가를 최소 5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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