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재단의 올해 1월 고위직 직원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한국농어민신문의 보도<본보 2월 14일자 1면 참조> 이후 해당 최종합격자의 채용이 결국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한식재단은 사과와 해명, 후속조치 등 관련 입장 표명을 밝히기 어렵다는 자세로 일관해 부적절한 대응 행태라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최종 합격 취소 언급했다 “확인해 줄 수 없다” 말바꾸기
관련입장 설명한다 약속해놓고 “시간 필요하다” 묵묵부답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관계자는 2월 24일 “한식재단 채용 행정의 문제를 제기한 해당 보도가 있었고, 다른 이유도 있어 문제가 된 해당 경영기획팀장의 채용이 취소됐다는 사실만을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산하 기타 공공기관인 한식재단 운영 전반의 관리·감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 관계자는 채용 취소 사유 중 언급한 ‘다른 이유’에 대해 “관리·감독 소홀 부분이라면 농식품부가 사실 관계를 확인해 주는 것이 맞지만, 그런 부분이 아니며 개인 정보와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재단 측이 확인해줘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식재단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실 관계 확인과 해명이 요구되는 부분들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당 보도 직후 한식재단 측에 관련 입장 표명 여부를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재단 측은 관련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심지어 공정성 문제가 제기돼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요구되는 경영기획팀장의 채용 여부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을 꺼리고 있다.

한식재단 측은 해당 보도 직후 보도 내용에 대해 수긍한다는 태도를 보이며 “경영기획팀장의 채용을 취소했다”고 언급했지만, 곧이어 “아직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사과 표명 여부, 재공모 여부, 후속조치 방안 등 재단의 입장 표명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 개선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대답만을 반복했다.

김대근 한식재단 사무총장은 17일 “관련 후속조치와 개선 작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개인 신상 문제가 맞물려 있어 시간이 필요해 늦어도 (2월) 22~23일쯤엔 관련 입장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구두 약속을 통해 양해를 구했지만, 결국 이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다. 이어 24일 김대근 총장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관련 사항에 대한 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으면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태도는 무엇보다 원칙과 투명성으로 대표되는 공공기관의 채용 행정을 둘러싼 사안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이고 명확한 해명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한식재단이 이번 사태를 안일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올해 1월 한식재단의 경력직 직원 채용 시험에 응시했던 이는 “스스로 정한 채용 기준을 어기고 공정하지 않은 채용 행정을 보인 것에 이어 어떤 해명과 사후 조치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은 재단 측이 이번 사태를 대단히 안일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부 공공기관으로서 문제가 있는 부분은 납득할 만한 해명과 후속조치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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