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악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40여일 만에 전남과 충남에서 잇따라 발생하면서 또다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지난 21일 출하 전 검사에서 AI 양성반응을 보인  전남 해남군 육용오리 농장을 H5N8형 AI로 확진했다.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던 충남 청양 산란계 농장도 23일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전남에서 42일, 충남에선 43일만에 AI가 추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해남 확진 바이러스인 H5N8형이 조류가 아닌 농장에서 발견된 것은 이달 6일 김제 산란계 농장에 이어 2번째다. H5N8형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긴데다 감염 증상이 늦게 나타나 2014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바 있다. 간신히 접어든 진정국면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장기화 우려도 제기된다.   

방역당국은 두 곳 모두 철새도래지 근처로. 철새 분변에 의한 감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상하는 철새를 따라 AI 감염 농장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애기다. 철새들의 본격적인 북상시기와 맞물려 자칫 초기 방역에 실패할 경우 작년 연말과 같은 참사가  또 일어날 수 있다. 여기에 추워질수록 기승을 부리는 AI 바이러스 특성상 예년보다 기온이 낮은 현재의 기상 상황도 악재다. 이동제한 해제 지역이 늘어나고, 병아리 입식이 재개되면서 방역망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무엇보다 농가들의 입식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재 입식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한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AI가  장기간 동안 발생해왔던 점을 고려할 때 완전한 종식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구제역 역시  이달 13일 충북 보은에서 발생 후 진정 국면이라지만 결코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힘들지만 다시금 신발끈을 조여매고 마음을 다 잡고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자.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