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종수

 

지난해 다보스포럼 핵심화두인 4차 산업혁명(4th Industrial Revolution)이 지구촌 곳곳에서 거대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직은 4차 산업혁명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이 주는 변화의 동인이 무엇인지, 그것이 진정 인류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추동력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얘기가 되지 않는 상태다. 그만큼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하다.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전 세계 많은 미래석학들이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의 초연결성을 바탕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초지능화·자동화된 스마트한 사회를 일구어 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조·공정, 관리 등 산업적 측면에서는 최적화된 생산성과 효율성을 가져다주고, 상상하기 어려운 인간생활에서의 편이성과 유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향후 5년간 전 세계적으로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소멸되고 2030년이 되면 현 일자리의 90%가 스마트 기계로 대치된다는 예측들은 마치 협박처럼 살벌하기까지 하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상에 대한 맞고 틀림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고 이미 시작되었음은 분명하다. 우리 농업 또한 그 변화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다. 일반 제조업보다 노동집약적이라 지금 당장 느끼는 속도는 늦을 수 있지만, 그만큼 더 파급효과는 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은 준비 되어 있는가” 라고 되묻고 싶다. 일부 전문가들과 학계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우리 농업의 미래상과 이에 따른 방안들을 내 놓고 있다. 스마트 팜(Smart-Farm)을 위시한 농업의 첨단산업화, 빅 데이터를 활용한 생산·수급, 유통 조절,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맞춤형 정보 제공 등으로 농업은 물론 연관산업까지 기존 패러다임의 대 전환을 말한다. 이를 위해 관련 R&D와 인프라 지원을 확충하는 등의 준비 과제도 제시하고 있다. 물론 틀린 말 하나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을 받아 들여야 할 주체인 ‘사람’에 대한 논의가 미약하다는 것이다. 그간 산업혁명의 도화선이 증기(1차),  전기(2차), 디지털(3차)이었고, 4차 산업혁명 또한 지능화된 소프트웨어이지만 그 모든 출발과 동인은 결국은 ‘사람’이다. 이런 까닭으로 농업 분야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그에 합당한 인적 자원 양성이 우선적으로 논의되고 풀어야 할 과제이다.

필요한 데이터를 어떻게 설정하고 만들어 활용하고, 첨단시스템에 적응시킬 것인가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재 육성에 대해 준비하지 않으면 타 산업에 종속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에 경북도에서는 10년의 역사 속에서 농업·농촌교육의 전국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경북농민사관학교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인재 육성 인큐베이터로, 인적, 산업정보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당장 오는 3월 9일 일제 개강하는 66개 전 과정에 걸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도 증진과 농업인의 역할을 상호 논의하고, 생산·가공, 유통·판매, 수출, 농촌발전 등에 있어서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적응시켜 나갈 것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운이다. 그 준비는 ‘사람’이 중심이고 ‘교육’이 방법임을 재차 강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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