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지난 16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제7차 한국 동물용의약품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가금류 야외 감염피해 축소·살처분 최소화 등 장점 불구
접종 기간·사후 관리 방안·야외변이주 발생 등 고려 필수


AI 야외변이 바이러스 발생에 따른 상재화 우려, 인체 감염 가능성 확대 등에 대한 신중한 고려 없이 정부가 AI 백신 접종을 검토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동물약품협회는 지난 16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동물용의약품업계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차 한국 동물용의약품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김재홍 서울대 수의과대학장이 강연자로 나서 ‘AI 발생과 대응’이란 주제를 갖고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강의에서 김재홍 학장은 AI 백신 접종에 대한 장점과 단점에 대해 설명하며 백신 접종 시 우려되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AI 백신 접종을 할 경우 예상되는 장점은 가금류의 야외감염 피해 축소 및 살처분 최소화, 감염 동물의 AI 바이러스 배출 감소 등. 반면 야외 변이주 발생과 이로 인한 감염 시 신고 기피 및 상재화 우려, 인체 감염 가능성 확대, 철저한 백신접종 사후관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수적인 출구전략 마련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김재홍 학장은 “AI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바이러스의 상재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람에 대한 감염 가능성도 높은 쪽으로 가게 된다”라며 외국 사례를 염두 한 듯 “미국 등 선진국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조기근절을 위해 일시적으로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외국이 하니까 우리도 하자’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학장은 이어 “접종 기간과 사후 관리 방안, 야외 변이주 발생 및 상재화 등에 대한 신중한 생각 없이 AI 백신을 접종하자고 해서는 안 된다”며 “초동방역을 잘 못해서 벌어진 상황을 백신으로 잡으려 하지 말고 초동 대응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재홍 학장은 AI 백신 접종 문제 제기에 앞서 국내의 고병원성 AI 재발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동남아시아, 중국 등 육용오리 사육규모가 큰 국가에서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는데 우리나라도 1990년대 후반부터 오리 사육업이 급증한데다, 철새 도래지 인근에 오리 사육사가 산재해 AI 바이러스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 또한 동남아시아 및 중국의 불량 백신 접종과 낮은 백신 접종률로 AI 바이러스의 변이가 일어났고, 이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 학장은 AI의 국내 발생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취약한 산업구조 개편 및 조기 경보시스템 도입 △AI 바이러스 신속 검출법 개발 및 야생조류·농장 예찰 강화 △신속한 살처분과 철저한 사후관리 △현장방역 강화와 감시체계 구축 △AI 긴급행동지침 및 제도 개선 △범 분야(인체건강·동물건강·관광·무역 등) 협력 △주변국 공조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곽형근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이번 AI 발생을 계기로 국가차원의 예방적 차단방역 체계가 확립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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