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티바이오텍(주)의 한우유전자 연구소 정연길 박사팀(사진)과 서울대 연구팀이 세계최초로 저온에서도 장기보존이 가능한 비동결 한우 수정란 저장액을 개발했다.

세계최초로 0~20℃에서 저온 장기보존이 가능한 비동결 한우 수정란 저장액이 개발됐다.

이티바이오텍(전남 담양군 소재) 한우유전자 연구소의 정연길 박사팀과 서울대 노상호 교수 연구팀은 전남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비동결 한우 수정란 저장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의 배아 보존방법은 대부분 급속동결방법으로, 배아세포가 물리적인 손상을 받아 액체로 변한 후 생존율 및 배아의 질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하며, 수태율을 감소시키는 직·간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일본에서 수정란 저온저장액을 개발했으나 체내수정란은 4℃의 제한된 온도에서만 저장이 가능해 농가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저온저장시설이 필요하고, 휴대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티바이오텍과 서울대 공동 연구팀은 온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줄기세포의 전능성(세포 하나하나가 한 개체로 분화)을 유지하고, 세포의 생존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소분자 물질을 이용해 저온뿐만 아니라 실온에서도 저장 가능한 수정란 비동결 저장액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우 수정란 비동결 저온저장방식은 동결보존방식에서 발생하는 물리적인 손상 없이 저장 후 높은 수정란 생존율과 부화율을 보였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양한 농도의 용액과 소수정란을 보존할 수 있는 온도(0·4·10·20℃)의 최적화를 선택해 24~120시간 동안 저장이 가능하게 됐고, 수정란 이식결과 비동결 저장 수정란의 수태율(48%)은 동결 저장 수정란(35%)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비동결 저장 수정란의 수태율 수치는 신선란의 수태율에 상당히 근접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일 뿐만 아니라 동결수정란과 신선란 이식에서 태어난 송아지처럼 비동결 저온저장 수정란 이식을 통해서도 건강한 송아지가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우 수정란의 비동결 저장기법을 활용하면 그동안 동결을 할 수 없어서 버려졌던 수정란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따라서 한우 수정란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 농가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소는 수태에 실패할 경우 한 주기(21일)에 두당 10만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되는데, 한우 및 젖소의 가임암소를 150만두 가량으로 추정하면 수태율 5~10% 상승 시 그 경제적 가치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비동결 저장기법을 활용하면 얼음을 동봉한 아이스박스 등만 있어도 소 수정란의 보관 및 이동이 가능해 국내 어느 곳이든 쉽게 배달 할 수 있다”며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전 세계로 소 수정란을 이동할 수 있어 국내 수정란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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