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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64억6800만달러다. 농식품 수출목표(80억달러)를 달성하는데 실패했지만 최근 5년간 수출실적 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선식품의 수출액이 전년대비 7.5% 증가하는 등 선전하면서 올해 농식품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올해 농식품 수출목표는 유관산업을 포함해 100억달러다. 수출목표 달성은 시장별로 주력·유망품목의 선전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에 본보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해외지사 등을 통해 2017년 시장별로 수출이 기대되는 유망품목을 꼽아봤다.


샤인머스캣 포도, 고소득층 겨냥


▲중국=연간 10억 달러 규모의 한국산 농식품이 수출되는 중국은 이유식 쌀가루, 샤인머스캣 포도 등의 품목이 올해 새롭게 기대되는 수출 품목으로 꼽힌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내 이유식 쌀가루 시장은 약 1조585억원(2015년 기준)으로 전년대비 18% 성장하는 등 이유식 쌀가루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코트라는 향후 시장규모가 13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유식 쌀가루를 수출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꼽는 이유다. 또 샤인머스캣 포도도 육질이 아삭하고 껍질째 먹는 이점이 있어 중국 내 고소득층을 겨냥한 유망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지일 aT 상하이지사 과장은 “이유식 쌀가루는 중국 내에서 보편적인 영유아식품”이라며 “이유식 쌀가루 개발업체를 모집해 올 하반기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또 “중국에서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기반으로 한 개인상점들이 고객들에게 직접 농식품을 납품하는 시스템이 있다”며 “이곳은 물론 백화점과 고급식당 등에 샤인머스캣 포도 공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식품의 수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T 베이징지사의 박진경 씨는 “중국 내 1인가구 비중을 최대 25%까지 보고 있다”며 “한국처럼 중국에서도 편의점과 편의식품들의 수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수출전략품목인 삼계탕과 쌀, 김치, 유자차, 인삼, 조제분유, 장류, 홍삼가공품 등도 각종 홍보 및 프로모션 등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과 만날 전망이다.


인삼 원료·OEM제품 공급 모색 

▲일본=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일본은 건강식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4월부터 일본에서 실시된 기능성식품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관련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다양한 건강식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인삼이다. 일본 소비자들은 한국산 인삼과 홍삼가공품의 맛과 품질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산 일부 건강식품에 한국산 홍삼이 함유된 것을 강조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올 1월까지 aT 도쿄지사장으로 근무했던 배영호 aT대구경북지역본부 수출유통부장은 “일본은 인삼생산기반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고 ‘인삼은 한국’이라는 인식자체가 보편적으로 퍼져 있어 우리 인삼의 진출 확대를 점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1월까지 aT 오사카지사장을 맡았던 윤상영 aT 통상지원부 차장도 “한국산 홍삼 성분이 함유된 것을 강조하는 현지제품이 많은 만큼 원료 공급이나 OEM 제품 수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키위도 수출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치아가 좋지 않아 음식물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 아삭한 식감 보다 키위처럼 부드러운 식감의 과일 소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 차장은 “매년 12월부터 4월까지 현지 키위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제스프리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이 시기를 잘 공략하면 우리 키위의 수출 확대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쌀 호평·매운 간편식 유망


▲할랄=중동의 할랄시장에서는 전통주와 쌀, 면류 등이 유망품목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국순당이 1억2000만 달러 상당의 전통주를 중동시장에 첫 수출하는 등 현지에서는 한국의 전통주가 주목받고 있다. 서명구 aT 아부다비지사장은 “중동지역에서 케이푸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막걸리가 와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단맛과 쌀로 만든 술이라는 희귀성 등으로 현지에서 반응이 괜찮다”고 말했다.

쌀 수출이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국 쌀에 대해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고 이란시장에서도 면류 수출에 대한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명구 지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내 수입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 우리 쌀의 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수출물량이 상당히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지역 할랄시장에서는 인삼과 홍삼가공품, 매운맛의 간편편의식품이 수출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우선 우리 인삼과 홍삼가공품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고소득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남택홍 aT 자카르타지사장은 “올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높은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인삼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액상 형태의 스틱형 홍상가공제품이 한류 드라마에 자주 노출되면서 현지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또 현지 소비자들은 불닭볶음면 같은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만큼 매운맛이 강한 간편편의식품의 진출도 노려볼 만하다. 남택홍 지사장은 “현지 소비자들은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떡볶이 같은 우리의 매운 음식들은 진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딸기 열풍 여전·저도주도 해볼만

▲동남아시아=동남아시아에서는 이미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딸기를 비롯해 배와 간편편의식품, 저도주, 유아용 식품 등이 유망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우선 태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우리 과실이 프리미엄 상품으로 고소득층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딸기. 경쟁제품에 비해 식감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아 태국과 베트남, 싱가포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지난해 대 태국 딸기 수출물량은 전년대비 34.1% 증가한 309만 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 2월 수출길이 열린 베트남에서도 10개월 만에 104만 달러의 딸기가 수출됐다. 김혁 aT 하노이지사 과장은 “수출이 시작된 해에 100만 달러 수출 실적을 기록한 과실은 베트남에서 딸기가 처음”이라며 “한국산 딸기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올해 더 큰 수출실적을 기대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가공식품으로는 간편편의식품과 저도주의 수출 가능성이 예상된다. 송미정 aT 방콕사무소장은 “태국시장은 일본과 한국에서 유행했던 제품의 진출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은데 올해는 간편편의식품과 저도주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저도주의 경우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과즙 막걸리의 진출을 시도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또 “태국의 즉석식품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라며 “다양한 편의식품으로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사과와 배가 높은 당도와 뛰어난 식감을 바탕으로 태국·베트남에서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있고 우리 조제분유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현지 유아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유아용 스낵 등 유아용 식품의 진출도 타진해볼만 하다.


건강식품 선호 홍삼가공품 탄력

▲미국=트럼프 정부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치 아래 내수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올해 미국의 경기회복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그동안 현지 중·고소득층의 건강식품 소비가 활발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홍삼가공품의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백유태 aT LA지사 차장은 “대형유통업체인 코스트코 입점, 한류 드라마 PPL 홍보 효과가 올해도 지속돼 휴대용 홍삼정을 비롯한 우리 홍삼가공품의 대미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4년 하반기, 수출이 재개돼 꾸준히 인지도를 쌓고 있는 삼계탕의 경우 인삼·닭고기·대추 등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한 이색적인 보양식으로 홍보한다면 수출확대가 가능한 품목이다. 또 웰빙과 유기농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유기농 신선버섯도 틈새상품으로 적합하다.

백유태 차장은 “삼계탕과 유기농 신선버섯 모두 미국 소비 트렌드의 핵심인 건강에 부합하다”며 “삼계탕은 이색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기농 버섯은 웰빙 식재료와 안전성에 관심 많은 소비자를 공략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맛·종류 다양한 냉동만두 각광

▲유럽=유럽시장에서는 최근 아시아 식문화에 관심을 갖는 현지인이 늘면서 유럽의 대형마트들이 아시아 식품 판매대를 속속 개설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해 까르푸·인터막쉐 등 현지 대형마트 입점에 성공한 냉동만두가 올해 유망상품으로 꼽힌다. 또 현지에서 건강음료로 자리 잡은 알로에음료, 식자재시장을 중심으로 공급되는 새송이버섯과 마른 김의 유럽 수출도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외에도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에서 우리 농식품이 안테나숍과 현지 대형마트(메트로)를 통해 소개되면서 이 지역에서의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현재 메트로에는 우리 전통장류와 김치, 라면, 튀김가루 등이 판매되고 있다.

2월 초까지 aT 파리지사장으로 근무한 김영범 차장은 “만두의 경우 경쟁 제품과 비교해 맛과 종류가 다양하고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바이어들에게 호평 받았다”며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인기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동유럽에서 우리 농식품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장류·김치 등 특색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시식행사와 판촉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우 박성은 김효진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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