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산 체리가 파죽지세로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시장에 첫 판매가 이뤄진지  단 1년 만에 겨울철 주요 수입과일로 부상했다. 겨울철 소비지 과일시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주력품목이 된 것이다. 벌써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정 수요도 생겼다. 이렇다보니 지난해 2월 25톤이 처음 수입된 후 11월 222톤, 12월 442톤, 올 1월 611톤 등 가파른 증가세다. 당도가 높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의 공세적인 판촉 행사 탓이다. 정례적인 특판전 개최는 물론 이번 설 명절에는 선물세트까지 등장했다.  

무엇보다 경쟁국보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칠레는 체리 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할 정도로 수출 노하우가 뛰어난데다 무관세 영향까지 더해 판매값이 크게 낮다. 보통 미국산 체리가 400~450g당 7500~8000원대인 반면 칠레산은 600g당 8000원대를 밑돈다. 가격 경쟁력에다 생산·수입시기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수입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칠레산 체리 수입증가가 국산 제철과일값 형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최근 출하시기가 빨라진 딸기,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 소비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딸기값이 전년대비 70~80%선에 머물고 있는 원인중의 하나다. 칠레산 포도가 국내 시설포도는 물론 토마토, 참외 등 대체작물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아픔이 체리에서도 또다시 재연될 수도 있다. 당장 대형 유통업체들은 경쟁적인 판촉전과 가장 잘 눈에 띄는 매대 진열 등을 자제해야 한다. 칠레산 체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조금이라도 차단해 국산 과일에 대한 구매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여기에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맞춘 품종 개발과 국산 과일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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