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에 나는 수원고농을 좋업하자 함석헌 선생의 소개로 개성 호수돈 여고에서 교펀을 잡게 되었었다. 그리고 성서조선 사건으로 김교신 함석헌 등 은사와 친구들 12명이 투옥되었다가 풀려 나와서도 개성에서 해방 이듬해까지 살았다. 16년 동안이었다.나는 개성사람들이 투철한 전통 문화와 그들의 검소한 생활태도와 장인 정신을 참으로 소중하게 느끼면서 살았다. 그들은 누구나 겉은 허술하게 차리고 속은 알차고 실속있는 생활을 하였다. 고등여학교가 둘이나 있고 서울의 이화전문 출신이 가장 많은 도시인데도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여성을 본 일이 없었다.개성이 북한에 점령되어 대부분의 개성 사람들이 월남하여 그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와 실속있는 기풍의 토대가 사라진 것은 생각할수록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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