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나무 설명에 숲 공부가 절로

▲ 유치원생들이 칠곡숲체원에서 숲과 나무,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칠곡숲체원에서는 유치원은 물론 방문객들도 다양한 현장체험을 할 수 있다.

‘숲체원’이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첫 번째 산림교육전문 휴양시설이다.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숲체원의 주된 기능이다. 이를 통해 우리 숲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식을 제고한다는 것. 현재 우리나라 숲체원은 국립칠곡숲체원과 국립장성숲체원, 국립횡성숲체원 등 총 세 곳인데, 이 중 국립칠곡숲체원을 최근 돌아봤다. 숲체원의 생소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또, 복합 산림복지시설을 미리 경험하기 위해서였다.

경북 칠곡의 유학산 자락에 위치한 칠곡숲체원의 전신은 칠곡나눔숲체원이다. 산림복지진흥원이 지난해 4월에 개원하면서 2016년 7월에 칠곡나눔숲체원에서 ‘국립칠곡숲체원’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칠곡숲체원의 알림판 문구는 아직 칠곡나눔숲체원이다. 조만간 교체할 예정. 

칠곡숲체원은 솟대가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반긴다. 긴 장대위에 모형 새를 매단 솟대. 솟대는 예로부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의 목적으로 세워졌다. 칠곡숲체원의 솟대도 같은 의미다. 칠곡숲체원은 물론 방문객들의 평안을 바라는 마음을 솟대에 담았다는 게 칠곡숲체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솟대를 지나면 칠곡숲체원의 자랑인 ‘수변데크’가 보인다. 발령지란 이름의 저수지 주변에 만들어진 수변데크. 100m로 길지 않은 거리지만, 숲체원에서 숲과 함께 ‘물’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르다. 그래서 칠곡숲체원은 수변데크를 여타 숲체원과 차별화된 공간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나무에 대한 설명이 다채롭다는 것도 수변데크의 또다른 특징이다. 보통 나무에 달려 있는 푯말들은 수종이나 기원을 적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수변데크의 나무푯말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 상수리나무’나 ‘벚나무의 할아버지 나무인 산벚나무’처럼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담았다. ‘산 속 계곡의 깨끗한 냇가를 찾는 느릅나무’, ‘열매를 물어 도깨비를 쫓은 개암나무’, ‘껍질의 골이 깊은 참나무라 하여 굴참나무’ 등도 마찬가지. 누구나 나무를 보다 쉽게 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칠곡숲체원의 노력이다.

유학산과 그 바로 앞의 발령지, 유학산 능선을 넘어오는 햇빛, 이 삼박자가 만들어낸 절경을 마주하면서 수변데크를 걷는 즐거움은 칠곡숲체원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다.

칠곡숲체원에는 ‘대화의숲'(224m), ‘숲체험원’(730m), ‘산책로’(1328m), ‘등산로’(576m) 등 총 4곳의 산책길이 있다. 현재 등산로는 안전장비 설치를 위해서 잠정 폐쇄됐지만, 그 외 세 곳은 언제든지 오르내릴 수 있다. 칠곡숲체원이 “칠곡숲체원에서는 사계절 아름다운 숲과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이들 산책길 때문이다. 산책길을 고르는 최적의 방법은 ‘보고싶은 안내판 고르기’. 산책길에 퍼져있는 안내판은 8개다. 안내판의 제목은 ‘억새와 갈대이야기’, ‘숲에서 곤충을 찾으려면?’, ‘흙에 생명을 불어넣는 지렁이’, ‘누가 이 많은 나뭇가지를 잘랐을까?’, ‘뱀의 종류’, ‘도토리와 친구들’, ‘일상 속의 나무 싸리’, ‘식물의 다양한 향기’ 등으로 산책로별로 숲과 나무, 동물들을 알려주고 있다. 어린이들과 함께 산도 오르고, 숲과 나무, 동물을 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오감으로 배우는 산림교육의 장’. 칠곡숲체원이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이다. 이 때문에 칠곡숲체원에는 ‘나무의사되기’, ‘나무아파트 만들기’, ‘땅속지도 만들기’, ‘그늘아래 작은 숲’ 등 직접 나무와 흙을 만지는 산림교육프로그램들이 풍부하다. 

칠곡숲체원의 모토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합니다’다. 칠곡숲체원에서는 수변데크를 걷고, 상수리나무를 만지고, 땅속 지도를 만들며, 대화의숲을 걷는 이 일련의 활동 모두가 자연과 하나되는 단계인 셈이다. 칠곡숲체원 관계자는 “칠곡숲체원을 방문하는 남녀노소 모두가 숲과 함께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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