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막걸리협회가 얼마 전 새 임원진을 꾸리고, 막걸리 산업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막걸리협회는 국내 중소 막걸리 업체들의 권익 대변과 막걸리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3년 결성된 단체다. 당시 막걸리 산업은 일대 위기를 맞고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불어온 막걸리 열풍으로 몇 년 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막걸리 산업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었던 것.

2011년 5273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막걸리 수출실적은 2년 만에 1886만 달러로 주저앉았고, 5000억원대 수준까지 커졌던 내수시장도 함께 꺼졌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1286만 달러를 기록.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2012년 독도를 둘러싼 양국간 외교 마찰로 혐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일본내 막걸리 수요가 급속히 줄어든 탓도 있다. 하지만, 막걸리 붐에 편승해 숟가락만 들고 우후죽순 달려든 대기업들과 내실없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규모를 키우며 극심한 출혈 경쟁에 나섰던 관련 업계의 책임도 작지 않다. ‘막걸리 세계화’를 명분으로 무조건 수출을 독려했던 정부와 지자체들도 한 몫 했음은 물론이다.

당시 분위기에 휩쓸려 시설 투자 확대에 나섰던 업체들은 지금까지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시적인 유행에 따른 소비트렌드는 금세 꺼지게 되어 있다.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세계적 명주에 버금가는 맛의 차별화와 고급화부터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원부자재의 공동 구매라든지, 주세법 등 관련 법·제도의 정비, 소비 저변의 확대 등은 협회를 중심으로 회원사들의 역량을 결집해야 가능한 일이다. 막걸리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협회의 분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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