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산업이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광우병 파동에 이어 구제역 재발 우려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반입된 미국산 육가공품에서 리스테리아균이 발견돼 축산물 소비에 치명타를 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사료업체들은 가격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지난 16일에는 우려했던 호주산 생우 6백70두가 국내에 들어와 축산농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가 축산업의 당면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불안하기만한 일선 축산농가들의 마음을 다독이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축산농가는 지금 축산업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은 한우농가들에게 심하다. 생우마저 수입되는 상황에서 우리 한우산업이 과연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불안심리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내 축산업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모든 축산인들이 강한 의지를 갖고 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 새로운 활로를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현재 축산 현장에선 (구)축협중앙회가 해산된 이후 축산업계가 구심점을 잃어 위기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축산현안 발생시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해 축산농가들의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의 축산물 구매 기피현상이 심각한데도 소비촉진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오히려 지방자치단체나 일부 백화점 등 비축산업계가 축산농가 보호 차원에서 소비촉진 캠페인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농협중앙회의 책임도 있지만 축산관련단체들 책임도 크다. 자신들의 축종만 살리겠다는 이기주의적 생각이 앞서다보니 축산업의 당면현안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하루빨리 농협과 축산관련단체가 구심점을 다시 찾아 축산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정부의 축산정책도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요즘 축산정책은 일선현장의 주체가 미약하고, 특히 과거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일부 내용만 수정 보완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 지난 17일 정부가 2010년까지 2조4천억원을 투입, 한우산업발전대책을 발표했지만 농가들이 이를 두고 생우 수입에 따른 농가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근시안적 대책이라고 폄하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이제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축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 축산 농가들에겐 더 이상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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