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조리·섭취 중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독성을 낮추는데 채소와 과일이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규명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안전평가원은 9일 삼겹살 등을 조리·섭취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벤조피렌으로 사람 몸속에서 일으킬 수 있는 독성을 낮추는 데 상추와 양파, 마늘 등 채소·과일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실제 식생활에서 나타나는 벤조피렌 저감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구를 통해 채소와 과일 등의 섭취가 벤조피렌의 체내 독성을 낮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해당 연구는 성정석 동국대 교수가 벤조피렌 저감화 사업 일환으로 수행했고, 실험 방법은 벤조피렌을 넣은 인간 간암 세포(HepG2)에 식품 20종과 식품 유래 단일성분 27종을 각각 주입한 후 식품·단일성분별 벤조피렌 체내 독성 저감율과 발암성 억제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세포 생존율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서 벤조피렌 체내 독성 저감율이 15% 이상인 식품은 총 7종으로 샐러리(20.88%), 미나리(18.73%), 양파(18.12%), 상추(15.31%), 계피(21.79%), 홍차(20.85%), 딸기(18.76%) 등이었다.

또 벤조피렌 독성 저감율이 15% 이상인 식품 유래 단일성분은 총 8종으로 퀘세틴(36.23%, 양파), 실리마린(29.59%, 엉겅퀴), 커큐민(28.35%, 강황), 미리세틴(23.97%, 마늘), 타마리세틴(22.98%, 쑥), 유제놀(18.61%, 계피), 캠퍼롤(17.48%, 상추), 아스코르빈산(16.26%, 사과 등)이 효과가 있었다. 이들 식품과 단일성분의 경우 발암 가능성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식품의약안전평가원 관계자는 “삼겹살 등을 구워 먹을 때 채소와 함께 먹는 우리 식습관이 벤조피렌의 체내 독성을 낮추는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이 증명된 만큼 구이류 등을 섭취할 때 상추와 마늘, 양파와 샐러리 등 채소와 함께 섭취하고 식후에는 사과, 딸기 등 과일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벤조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1군)로 분류한 독성 물질이지만 최근 3년간 우리 국민이 주로 섭취하는 식품 1226건에 대한 벤조피렌 위해 평가를 실시한 결과 모든 연령에서 인체 노출은 안전 수준이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