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꽃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화훼산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청탁금지법 영향 소비 위축
꽃 선물=뇌물 '부정적 이미지'

한국화원협회 강원도지회
"올해 등록업체 7% 폐업"
원예단지도 판매량 급감 근심


강원도 춘천시청 인근 P꽃집의 지난 1월 매출은 전체적으로 30% 이상 감소했으며, 난 매출은 50% 이상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도 매출 감소는 여전하다. 인사와 졸업 입학 등으로 꽃 수요가 많은 시즌에 매출이 줄어들면 1년 장사를 버티기 어려운 것이 꽃집의 구조다.

실제로 한국화원협회 강원도지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등록업체 중 7%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꽃집들도 직원을 내보내고 규모를 축소하는 등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꽃집 주인들은 “청탁금지법으로 꽃의 이미지가 감사와 화합에서 뇌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뀐 것이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2만3100㎡ 규모의 비닐하우스와 유리온실이 운영되는 강릉시 연곡면 강릉수출원예단지는 하루 평균 5300그루의 백합을 수확하고 연간 100만 그루를 해외와 국내에 판매했지만,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사정은 악화됐다. 판매량은 30% 이상 급감하고 백합 가격도 30%나 하락했으며, 직원도 5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화훼산업 전체가 침체기로 빠져든 것이다.

강릉화훼수출단지를 경영하는 최명식 (사)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장은 “꽃 농사를 30년 넘게 지었지만 이렇게 힘들고 암울한 적은 없었다”며 “청탁금지법을 개정하고 꽃소비를 늘리는 캠페인을 하는 등 정부 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공멸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어려움에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올해 들어 ‘1테이블 1플라워’ 운동을 주제로 꽃 소비 촉진 캠페인을 시작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책상에 꽃이 놓이면서 민원인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직원들의 업무 태도도 더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박흥규 강원도농업기술원장은 “꽃 소비 촉진을 위해 이 운동을 시작했다”며 “반응이 좋기 때문에 민간업계까지 확산시켜 화훼산업을 살리도록 노력하겠다”며 일반인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강릉=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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