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마케팅이 고객과의 소통강화입니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직접 타보고 성능을 확인해보는 새로운 방식의 연전시를 통해 고객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농민들이 목표로 한 성과를 내는데도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입니다.”

범종구 대동공업(주) 국내사업본부장의 설명이다. 농민들이 농기계를 구매할 때 비용대비 실효성을 신중하게 따지지만 정작 제품을 체험해볼 기회는 별로 없고, 입소문이나 눈으로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대동공업은 올해 고객이 직접 타보고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동공업의 신년구상을 들어봤다.

고객이 직접 타보고 체험하도록
전국서 신제품 연전시 계획

유통 담당 대리점 건실화 목표
출고물량 조절해 경쟁력 강화
연료효율성 등 높인 신제품 출시

정부, 원가조사보고서 제출 추진
국내-수입업체 같은 기준 적용해야


▲2016년 쌀값하락으로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수도작 농업기계가 주력인 대동공업도 영향을 받았을 것 같은데?

-내수시장의 경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같이 노력해준 대리점과 농민들 덕분에 계획했던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 수입농기계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달성한 성과다. 그 동안 제품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부서 직원들의 역량 및 고객과의 소통 강화에 주력해온 결과인 것 같다. 다만 대리점들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데, 농가경제가 악화되면서 농기계대금은 물론 수리비에 대한 미수금도 늘었다고 한다. 대리점 경영이 악화된 데는 농협 농기계사업에 따른 영향도 크고, 농기계 및 부품에 대한 가격표시제로 시장혼란을 가중시킨 영향도 있다. 가격표시제는 주유소의 상황판처럼 실제거래가격을 표시해 유통투명성을 높이고 공정거래를 도모하자는 취지이지만 현장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채 갑자기 도입됐다. 이로 인해 대리점들이 지역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2017년 시장전망과 대응전략은?

-농업인구의 고령화와 영농의 규모화 등에 따라 농기계의 중요성이 더욱 높지만 대동공업은 올해 2016년 수준에서 사업계획을 세웠다. 쌀값하락과 AI(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영향으로 농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구매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콤바인은 2016년 재고가 늘었고, 트랙터는 Tier4엔진 탑재에 따른 가격인상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전년 수준에서 계획을 세운 이유다. 특히 올해는 대리점 건실화가 중요하다. 대동공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통을 책임지고 있는 대리점과의 상생이 중요한데, 무리하게 매출을 늘릴 경우 대리점의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출고물량 조절 등을 통해 대리점들이 유통재고를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이다. 제품경쟁력 강화도 중요한 전략이다. 대동공업은 올해 고유가시대에 대응해 연료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작업편의성을 높인 ‘RX트랙터’를 출시했다. 또 어떤 논에서도 기체 균형을 잡아 바르고 빠르게 모를 심는 22마력의 디젤 8조 승용 이앙기 ‘ERP80D’도 시장에 내놓았다. 2016년에는 강력한 힘으로 뛰어난 작업 성능을 발휘하는 85~115마력의 대형트랙터 PX(850,950,1050,1150)시리즈를 시중에 선보였다. 이들 신제품을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과 함께 드론, 지게차, 전기차 등 신사업 시장진출을 통한 매출 확대에 주력할 것이다.


▲산업발전을 위해 제안할 것이 있다면?

-농협의 최저가 입찰제도, 가격표시제, 농기계 원가자료 제출 등에 따른 시장통제로 농기계산업이 위축돼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농협경제지주가 농민이나 농기계제조업체, 지역농협과의 상생과 발전, 국내농기계산업의 발전과는 별개로 수익사업에만 치중할 우려가 크다.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 법령도 정비해야 한다. 또한 올해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에 대한 원가조사보고서의 제출도 추진된다. 2016년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서 봤을 때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비용증가도 문제지만 국내업체는 영업비밀일 수 있는 자료를 포함해서 상세한 원가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수입업체는 수입원장만 제출토록 한 것도 문제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농기계산업을 육성해야할 정부가 국내업체를 역차별하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원가조사를 추진하는 이유나 정책목표를 다시 따져보고, 만약 추진한다면 국내나 수입업체나 같은 기준과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또한 식량안보는 자급기반이 무너졌을 때 농산물 수출국이 식량을 무기화하는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농기계도 마찬가지다. 국내업체들이 경쟁력을 상실할 경우 농기계산업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농기계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외국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동남아는 농기계산업을 육성하고 싶어도 못한다. 기술을 축적할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기존 정책에 대한 전면적 검토와 함께 국내농기계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정립해나갈 필요가 있다.


▲농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올해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 단위 지역본부와 대리점 단위의 신제품 연전시를 계획하고 있는데, 고객이 우리제품을 직접 타보고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놓았다. 또한 농기계뿐만 아니라 농업정보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농민들이 목표로 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대동공업도 최대한의 지원에 노력할 것이니 대리점이나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 다양한 혜택을 누리길 바란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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