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에 이로운 제품이 하나 출시됐다. 농기계 급유 탱크가 그것이다. 이 탱크는 단순히 기름을 보관하는 통이 아니다. 급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고 획기적이다. 마치 주유소에서 기름넣듯 주유손잡이만 잡으면 쉽게 주유할 수 있다. 이게 가능한 건 급유 탱크에 모터와 펌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들 장치가 탱크에서 농기계로 기름을 옮기는 것이다.

 

급유량도 자유롭게 조절이 가능하다. 주유 손잡이만 눌렀다 뗐다하면 된다. 또 원하는 만큼의 양이 채워지면 자동으로 급유가 중지된다. 기름이 넘치거나 낭비되는 경우를 방지하는 것이다. 또 유량계가 달려있어 탱크에 남아있는 기름의 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편리한 급유 탱크는 경북 칠곡군 소재, 효창 위드유㈜에서 공급하고 있다. 작년부터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해 올해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회사측은 960리터 용량의 제품과 440리터 용량을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440리터 탱크는 트럭에 싣고 다니며 주유할 수 있어 이동식 탱크로 불린다.

현재 농민들은 철재로 된 드럼통이나 플라스틱 통을 사용하고 있다. 농기계에 기름을 넣기 위해 탱크를 높게 설치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낙상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철재나 플라스틱 통은 통안에 물이 생겨 농기계가 고장나는 경우가 많다. 물이 기름과 함께 섞여 들어가면서 농기계 연료계통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연료펌프와 분사노즐 수리 비용으로만 수 백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 생산되는 농기계는 대형화되면서 이물질 혼입으로 인한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또 수분이 섞인 연료를 계속 사용할 경우 농기계 수명이 짧아져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 이같은 부작용이 모두 오래 된 기름통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효창의 급유 탱크는 이같은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우선은 탱크의 재질이 특수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돼 결로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통내에 물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또 연료호스에 필터를 부착해 기름찌꺼기나 녹 등을 걸러낸다. 이물질이 농기계로 혼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 회사 김창섭 대표는 “급유 탱크는 농가의 불편함을 크게 덜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한 번 설치하면 기름넣는 수고를 안해도 된다”며 “또 이물질을 제거해 농기계 고장을 방지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한우 80두를 먹이는 박 현(48)씨가 좋은 예다. 그는 급유 탱크를 구입하기 전까지 드럼통에 경유를 보관해왔다. 65마력 트랙터와 스키드 로더 한 대씩을 보유하고 있는데 연료탱크를 꽉 채워본 일이 없다. “드럼통에서 플라스틱 말통으로 옮겨 담은 후 다시 기계에 주입하니까 힘들다. 보통 트랙터에 두 말씩 넣고 사용하면서 그때 그때 보충했다”며 기름 넣는 번거로움을 토로한다.

그는 또 “드럼통 바닥에는 기름찌꺼기가 가라 앉고 물이 얼어 붙기도 한다”며 “급유탱크는  손잡이만 잡으면 저절로 주유가 되니까 편하다”고 말한다.

경북 상주에서 논농사를 짓는 안정노(68)씨는 트랙터에 기름넣는 일이 힘들어 급유 탱크를 구입한 경우다. 그는 연간 5000 리터 가량의 기름을 쓰는데 한 말짜리 플라스틱 말통 50개에 기름을 받아 쓰곤 했다. “트랙터 연료 주입구가 높아 말통을 들어서 기름을 넣으려면 너무 힘들다. 나이도 있고 힘이 부치니 여간 고된 게 아니다. 급유 탱크는 주요소에서 기름넣는 것처럼 편해서 힘이 전혀 안든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문의 : 1688-9588
 

 

■농가 사례1 - 충북 청주시 오현광씨
"힘들이지 않고 빨리 기름 넣어 만족"


청주시에서 수도작 2만평과 하우스 농사를 크게 짓는 오현광씨(55). 그는 상당한 양의 면세유를 사용한다. 트랙터 세 대, 콤바인 한 대, 트럭 두 대, 건물건조기 한 대, 이앙기와 콤바인 한 대씩. 그리고 하우스에서는 온풍기 열 한 대를 사용한다. 연간 평균 만 리터 가량의 기름을 쓴다는 게 오씨의 설명.

그는 기름을 받아 놓고 쓰는데 3000리터 용량의 철제 기름통 한 개와 1000리터 크기 플라스틱 통 한 개를 사용해왔다. 그런데 기계에 기름을 넣는 일이 여간 고된 게 아니다. 기름탱크에서 한 말짜리 말통으로 기름을 받아 다시 농기계로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60마력 짜리 트랙터 연료를 채우기 위해서는 말통에 네 번을 받야 넣어야 한다. “한창 바쁠 때는 짜증도 나고 힘들지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농민들은 기름통에 모터를 달아 쓰기도 하는데 잘못하면 넘치고 새고 하니까 불편함이 큽니다.”

그는 작년에 급유 탱크를 구입했다. 요즘에는 기름넣는 일이 수월하기 이를 데 없다. “트랙터와 트럭에 주유해 봤는데 엄청 편하더라구요. 손잡이만 잡으면 되니까 힘도 안들고 빨리 넣을 수 있습니다.” 또 농기계 고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오씨의 설명.
 

 

■농가 사례2 - 경남 함양군 유상현씨
"이물질 걸러줘 농기계 고장 걱정 뚝"


경남 함양에서 육우와 낙농, 일관 사육을 하는 유상현(59)씨는 200두 규모의 축산농이다. 그는 워낙 많은 농기계를 보유하고 있다. 트랙터 네 대, 베일러, 래핑기, 하베스터, 레이키, 포크레인 각 한 대씩. 그리고 화물차 두 대까지. 연간 사용하는 기름이 대략 만 리터 가량 된다.

그는 새로운 급유 탱크를 구입하기 전까지 기름통 두 개를 사용해왔다. 철재로 된 기름통은 1미터 이상의 높이로 올려 자연압으로 받아쓰게 만들었고 플라스틱 통은 모터를 달아 기름을 주유하곤 했다. 그러나 이들 기름통은 주유가 번거롭고 불편하다. 그래서 작년 10월 새로운 급유 탱크를 구입했다. “공장에 가서 제품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구입했어요. 모터가 달려 있으니까 편하게 주유하고 힘도 안들 것 같더라구요. 농기계 사용이 많은 저한테 딱 맞는 제품이다 싶었습니다.”

그가 급유 탱크를 구입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농기계 고장을 막기 위해서다. 플라스틱 통에 기름을 받아놓으면 내외부 온도차로 결로가 생기면서 물이 고인다. 이게 급유시에 농기계로 들어가면서 고장을 유발하는 것이다. “한 번은 브란자가 깨져서 400만원 이상을 주고 교체를 했어요. 물이 혼입되면서 연료계통이 고장난 겁니다. 급유 탱크는 이물질을 걸러주니까 고장 위험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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