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과 달리 설 지난 후 오르막…비수기로 소비자 부담 크지 않아

3월 들어서면 재파종 물량 나오면서 출하 늘 듯

평년과 달리 설 대목이 지난 뒤 오히려 배추와 무 시세가 상승하고 있지만 우려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월이 소비 비수기로 시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3월 들어서면 저장 및 재파종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돼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설 연휴 주인 1월 23~27일 가락시장에서 10kg 상품 평균 8173원이었던 배추 도매가격은 설 연휴 이후 2월 들어 1일 9503원, 2일 9648원 등 상승세로 전환됐다. 무 역시 1월 23~27일 18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1만7581원이었으나 2월 1일 2만253원, 2일 2만1642원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설 대목 1만원 중후반대였던 무 도매가가 설 연휴 이후 1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보통 설 연휴가 지나며 농산물 가격대가 내려가는 경향을 보인다. 김장 물량에다 남은 설음식 소진 등으로 소비력은 떨어지는 반면 연휴에 나오지 못한 물량까지 연휴 직후 몰려 시장 반입물량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올 2월의 경우엔 특수한 상황으로 보고, 당분간 현 수준과 비슷한 시세를 전망하고 있다. 무는 아직 주산지인 제주 지역 작황이 회복되지 않아 2월까지도 출하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배추의 경우에도 2월 배추 산지에서 저장 및 출하가 병행돼 진행되기에 시세가 떨어지면 저장으로 물량을 돌리는 비중이 늘어 시세를 지지하는 것이다.

2월 배추와 무 시세가 평년 이상의 시세를 유지하지만 호들갑을 떨 만큼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가락시장의 김명배 대아청과 과장은 “2월에 일반 소비자들 중에 배추를 사먹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김장김치나 설에 만든 것들로 일반 가정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어 2월 시세는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2월말을 넘어 3월로 들어서면 겨울철 산지 상황이 좋아 작황이 많이 회복되고, 배추는 저장물량도 본격적으로 출하돼 시세는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무도 파종기 태풍 등의 영향으로 재파종한 물량이 3월 들어 본격적으로 나오고, 이들 물량이 당초 우려와 달리 상당수 출하될 것으로 보여 2월만큼의 단가는 나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현석 대아청과 경매차장은 “2월엔 큰 변동사항이 없지만 3월 들어서면 우려했던 재파종 물량이 예상과 달리 많이 살아나 출하가 늘 것으로 보이고, 전반적으로 본격 생육기였던 11~12월 기온이 평년 기온을 웃도는 등 겨울 작황도 좋아 채소의 경우 봄 물량이 일찍 출하될 것으로 보여 최근의 시세만보고 우려의 시선으로 배추와 무 시세를 바라봐선 안 된다”며 “전체적으로 배추와 무가 당초 작황 악화로 우려했던 수준의 수급 상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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