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7일 농림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유통분야의 개혁을 강조했다.소득증대는 농산물 제값 받기 등 가격안정이 선행돼야 가능하다 면서 농산물 유통을 적극적으로 개혁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농협은 과거 금융을 중심으로 은행처럼 일해 왔으나 이제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서 유통분야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농림부가 이와 때를 같이해 지난 9, 10일 양일간, 1백70여명의 농산물 유통관련 정책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농산물유통개혁 합동연찬회’ 행사를 가진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농협중앙회, 농수산물유통공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의 유통담당자 등 모든 유통관련인들이 함께 참여해 유통개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다른 단체 대표들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올 농산물 유통정책의 청신호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극찬하기도 했다.실제로 이번 유통 연찬회는 각 기관 실무자들이 모인 만큼 내용도 알찼다는 평이다. 산지유통에 모범적으로 나서고 있는 참다래 유통사업단과 대관령원예농협, 순천농협 등에서 수년동안 유통문제로 고민했던 문제와 정책건의 사항까지 거침없이 발표될 수 있는 그런 허심탄회한 자리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합동연찬회가 일회성 행사로 단순히 끝나서는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통개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농산물 유통분야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최근에는 수입농산물의 대량 유통 등 급변하는 유통환경변화 속에서 정책방향에 많은 개선과 추진력이 요구됐다. 한편으로는 중요 사안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질책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번 행사가 예전처럼 형식적이고 일시적인 모임으로 그친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합심삼패(合心三敗)라는 말이 있듯이 힘을 모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선인들의 교훈이 있다. 지금 농촌현장에는 농산물값 때문에 많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민들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안심하고 현장에서 농업에 종사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유통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농업의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이번 유통연찬회 참석한 모든 유통인들이 함께 힘을 합쳐 농산물유통의 실천 방향을 모색하는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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