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를 막론하고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에는 디터우(低頭)족’이라는 신조어가 있다고 한다. 57번째 민족을 뜻하는 이 신조어는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만 보며 걷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스마트폰에 따른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만들어진 단어다.

성인 뿐만 아니라 두뇌발달 시기인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일방적이고 자극적인 정보에 자주 노출돼 좌뇌만 발달하고 우측 전두엽 기능이 저하돼 통합적 사고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숙면을 방해해 성장이 더뎌진다. 또 잘못된 자세로 인해 어깨결림, 관절염, 거북목 현상 등 신체에도 무리가 온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게임 앱으로 인한 중독도 심각한 수준이다. 과거 한 나이어린 아버지가 스마트폰 게임에 중독되어 자신의 아이가 귀찮다고 살해한 사건이 바로 그 반증일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 유발 문제다. 필자도 운전을 하다 스마트폰만 보고 가는 행인과 교통사고가 날 뻔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어폰까지 연결해 경적을 울려도 쳐다보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비록 필자만 느꼈을까?

그러나 정작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만든 스티브잡스는 정작 자신의 자녀에게는 사용을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 부작용을 누구보다 먼저,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TV와 컴퓨터는 공간 제약이 있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휴대성으로 인해 태생적으로 엄청난 중독 성향을 내포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주위에 없으면 공포심을 느끼는 스마트폰 증후군까지 등장하는 세상이니 말이다.

이런 비약물 중독은 문제 해결을 위해 개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원과 가족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제 잠시나마 스마트폰을 넣어두고 가족 간의 못다한 이야기 꽃을 피우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游)에서 유래된 불균수약(不龜手藥)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이라는 뜻인데, 같은 물건이라도 누구에 의해 언제·어떻게 사용되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사용자가 지혜롭게 필요한 시기에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면 그 가치는 더욱 커지지 않을까?

농협구미교육원 정석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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