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와 aT는 지난해 태국에서 ‘태양의 후예’ 주인공 송중기의 현지 팬미팅과 연계해 우리 농식품 홍보행사를 개최했다.

올해 정부의 농식품 수출목표는 관련 산업을 포함해 100억 달러인 가운데 K-food(케이푸드)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할랄 시장의 성장 가능성, 건강식품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이 한국산 농식품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트럼프 정권 출범과 브렉시트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한국과 중국, 일본 간의 외교 갈등은 수출 확산의 불안요인으로 예상된다. 수출시장에서 뛰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나라별 지사를 통해 올해 수출 시장의 기회요인과 불안요인을 분석해봤다.


#기회요인

K-Food 인지도 상승 꾸준
20~30대 소비자 한식에 개방적


▲K-food(케이푸드) 인지도 상승=한류 열풍 등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케이푸드에 대한 관심이 동반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호재다. 김영범 aT 파리지사장은 “이색식품에 개방적인 20~30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산 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까르푸·메트로 등 유럽의 유명 대형마트에 우리 농식품 입점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유태 aT LA지사 차장도 “미국 내 화교와 히스패닉 등 타인종 마켓에서 우리 농식품에 대한 소비자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한국 식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고 평가가 좋아 올해도 소비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령층 증가·건강식품 관심
홍삼·인삼 등 기능성식품 인기


▲고령층 증가와 건강식품 관심 고조=소비자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고령화되면서 홍삼 가공품과 인삼 제품 등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백유태 차장은 “소득 수준이 높은 미국의 중·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건강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곳에서는 홍삼가공품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인데 코스트코 입점을 계기로 소비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상영 aT 오사카지사장은 “지난해 인삼의 대일 수출실적이 전년대비 18% 증가하는 등 인삼은 한국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고령 인구 증가와 기능성식품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우리 인삼의 진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고령화에 따라 키위의 수출 확대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형표 aT 도쿄지사 부장은 “키위는 다른 과실에 비해 과육이 물러 노령층이 선호하는 과일”이라며 “제스프리가 공급되지 않는 12월부터 4월까지는 우리 키위의 주 생산시기인 만큼 적극 공략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할랄시장 성장 가능성 창창 
UAE서 면류·전통주 등 호응 


▲할랄시장의 성장 가능성=지난해 GCC(걸프협력회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국산 농식품은 약 414톤이 수출됐다. 전년대비 23.8% 성장세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6곳의 이슬람국가로 구성됐다. 올해도 이 같은 할랄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서명구 aT 아부다비지사장은 “중동시장에서 케이푸드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올해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수출 허브이자 물류 중심지인 UAE에서는 면류와 전통주, 홍삼류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월 중순경 샘플 쌀 15톤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반입될 계획”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쌀 수출 통관만 완료된다면 주요 수출국인 호주와 미국을 제치고 쌀 수출 1위국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인 가구 대세 간편식품 인기
종류 늘려 시장 선점 필요


▲1인 가구 증가와 간편 식품 인기=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중국과 태국 등을 중심으로 한국산 간편 식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송미정 aT 방콕사무소장은 “음식으로 유명한 태국하지만 간편식품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라며 “최근 간편편의식품이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aT 베이징지사 관계자는 “중국의 1인가구 숫자는 최대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에서 편의점이 인기가 있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간편편의식품들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시장 적극 공략
브라질 등 5개 전략국가 중심


▲신규 시장 공략=신규 시장 개척도 수출시장 다변화와 수출물량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이탈리와 카자흐스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을 전략국가로 선정, 현지시장 정보 수집 및 바이어 발굴, 수출적합품목 개발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백유태 차장은 “브라질은 아시안 마켓이 형성돼 우리 식문화에 대한 이해가 양호한 편”이지만 “긴 운송거리, 불안한 정치 상황 등이 애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미정 소장은 “미얀마는 한류의 인기가 높고 한국 식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빠른 속도로 우리 농식품이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는 한류 열풍이 미약하고 관련 정보가 부족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 파악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불안요인

보호무역주의·신고립주의 확산
미·유럽 비관세장벽 강화 우려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 확산=자국의 이익을 강조한 미국의 트럼프 정권 출범,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등의 여파로 글로벌 통상 환경이 보호무역주의·신고립주의로 재편될 경우 국내 농식품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8일 농업전망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천명해왔고 FTA 및 TPP에 대해 미국의 이익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해왔다.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수입금지, 반덤핑관세, 지역농산물 의무사용, 수출보조금 등 비관세조치 또는 유사한 조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미국이 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고율관세를 부과하거나 일부 품목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 이는 대중 농식품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브렉시트 여파로 유로존에서도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관세장벽이 높아질 우려도 높다. 이처럼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가 확산되면 각국은 자국의 산업보호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이는 교역량 감소, 경제 침체로 이어져 우리 농식품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영범 지사장은 “기존에는 수출제품의 10% 수준으로 샘플 검역이 진행됐다면 브렉시트 여파로 30%, 50% 이상 확대 적용될 수도 있다”며 “만약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신선식품의 유럽 수출은 애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시장인 중·일과 외교 갈등
한국적 색채 강한 식품 홍보 난감


▲외교 갈등=한국 농식품 수출의 최대 시장, 일본과 중국과의 외교 갈등은 농식품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본은 위안부 소녀상 설치와 독도 영유권, 중국은 사드배치를 문제 삼고 있다.

윤상영 지사장은 “주요 유통업체들이 최근 불거진 위안부 문제로 우리 제품 취급을 굉장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들은 한국산 제품 취급이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줄 경우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상영 지사장은 또 “아직 수출 중단 사례는 없지만 (외교적 갈등이 더욱 심화된다면) 한국적인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가공식품의 경우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드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조치도 대중국 수출에 악재다. aT 베이징지사는 “사드 배치가 농식품 수출에 미친 영향은 전혀 없다”면서도 “국산 농식품 홍보를 위한 TV 광고 및 대형 홍보행사 등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현우 박성은 김효진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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