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사육 농가들이 지난 11월 고병원성 AI 발생 이후 산닭 시장 폐쇄로 판로가 막힌 가운데 총 100만수에 대해 민간과 정부 수매가 이뤄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한 달 이상 산닭 시장이 폐쇄된 가운데 적체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토종닭 약 100만수가 민간 및 정부 수매를 통해 시장에서 격리됐다. 그러나 토종닭 사육농가들은 AI가 장기화되고 있어 60만수 가량을 추가로 시장격리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토종닭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고병원성 AI 발생 이후 시장에서 격리된 토종닭은 약 100만수로 이중 민간 수매가 43만수, 정부 수매가 54만수다.

민간 수매의 경우 지난 12월 9일부터 올 1월 24일까지 토종닭 계열업체가 일반 사육 농가가 사육하는 토종닭을 kg당 1200원에 구매하고, 정부가 kg당 600원을 보전해 총 kg당 1800원에 수매가 이뤄졌다. 정부 수매는 올 1월 9일부터 25일까지 kg당 2000원에 수매가 이뤄졌고, 수매된 물량은 냉동 보관 후 올 6월에 공매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계획상으로는 58만수를 정부 수매할 계획이었지만, 수매 기간 중 자연폐사와 AI 발생으로 인한 살처분 등으로 4만수 가량 숫자가 줄어들었다.

시장 격리 과정에서 출하 지연으로 3kg 이상 증체된 토종닭이 문제가 됐다. 토종닭의 경우 보통 2.3kg에 출하하기 때문에 도계 시설도 이에 맞춰져 있지만 체중이 3kg 이상인 토종닭으로 인해 도계 설비가 오작동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도계장에서는 수작업으로 도계를 진행해 수매 기간이 지연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와 관련 토종닭 업계 관계자는 “도계기가 고장이 날만큼 토종닭이 증체됐는데, 정부는 산닭 시장 종사자들의 수매 요청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뒤늦게라도 수매가 이뤄져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100만수의 토종닭이 시장 격리된 가운데 토종닭 업계에서는 향후 65만수의 추가적인 수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발생해 산닭 시장 폐쇄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지자체에서도 지역의 토종닭 수매를 농식품부 측에 건의하고 있어 추가적인 정부 수매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토종닭협회 측은 “지금까지 추가 수매와 관련해 농식품부와 구체적인 협의를 한 것은 없지만, 정부 추가 수매를 이끌어내 토종닭 산닭 농가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겠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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