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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정산기구 도입 시동···“정부나 개설자 등 개입 없어야”
   
▲ 지난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한국식품유통학회와 한국농식품정책학회 공동으로 2017년 동계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정부가 도매시장 유통주체 간의 경쟁 촉진을 목표로 대금정산 조직(이하 정산기구)을 설립할 계획인 가운데 정산기구 설립에 앞서 추가비용 발생 및 행정의 관여 최소화가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매법인 88%가 “필요성 못 느끼고 비용 부담” 반대
정산기구 형식·방안 유통주체 자율적으로 정하게 해야


한국식품유통학회와 한국농식품정책학회는 공동으로 지난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대강당에서 2017년 동계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위태석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박사는 도매시장 종사자의 경쟁촉진을 위한 정산기구 도입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9월 도매시장 유통주체들 간 경쟁을 촉진키 위한 방안으로 정산기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중도매인이 거래를 원하는 도매법인에게 보증금을 예치해야하기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중도매인은 도매법인에 실질적으로 종속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중도매인이 특정 도매법인에 종속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유통주체 간 경쟁 촉진의 방안으로 정산기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위태석 박사는 도매법인을 대상으로 정산기구 도입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정산기구 도입 시 선행돼야 할 조건들을 조사해 발표했다.

▲도매법인의 반응은=이번 조사는 전국 36개 도매법인을 우편으로 설문 조사했다. 이 가운데 25부를 회수해 회수율은 70%다.

그 결과 정산기구 도입에 대해 도매법인의 88%가 반대하고 8%만이 찬성했으며, 조건부 찬성도 4%에 그쳤다. 도매법인들이 정산기구 도입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중도매인 관리 곤란(46.7%)과 새롭게 대금정산 비용 발생(33.3%)으로 나타났다. 기타 이유로는 개설자나 정부 등 제3자 개입 우려와 정산기구 운영 노하우 부족으로 적자발생 등을 들었다.

이는 현재 대금 결제 방식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굳이 정산기구를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산기구를 도입할 경우 도매법인이 추가로 비용을 부담할지 모른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가락시장의 경우 정산기구 도입에 대한 행정의 관여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 위 박사의 분석이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정산기구 도입을 위한 전제조건에 대해 가락시장 도매법인은 ‘행정의 미 관여’를 1순위로 꼽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위태석 박사는 “도매법인의 상당수가 정산기구 도입 목적을 대금결제의 안정성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가 정산기구 도입의 목적과 이유에 대해 (정책 방향의 설명 등)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한 위 박사는 “행정의 관여에 대해 경계를 보이는 것은 관이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발생한 문제들의 학습효과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정산기구 도입 전제조건은=이러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정산기구 설립이 정책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나 개설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정산기구 도입 시 현재 정산방식에 비해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나 도매시장 개설자는 정산기구 도입의 목적에 따른 제도정비나 도입 시기 등을 명확히 하는데 집중하고 정산기구의 운영 형식이나 방안은 유통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정산기구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사이의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당사자 간의 합의가 우선시돼야 하기 때문이다.

권승구 동국대학교 교수는 “비용이 추가되는 정산기구를 만들기 보다는 현재 중도매인조합이라는 자치 기구에 (중도매인 스스로) 정산기구라는 신용자치 기구를 만드는 식의 자율성이 보장되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흥 동화청과 이사는 “현재 가락시장의 채소 중도매인 가운데 약 26%가 다른 법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경쟁이 촉진되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그럼에도 경쟁 촉진을 위한 정산기구가 도입된다면 정부나 개설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유통주체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위택석 박사는 “정산기구 도입은 유통주체들의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시작을 하는 것인데 현재 정산 시스템으로는 문제가 없고 정산기구를 만들면 추가 비용이 부담된다는 측면에서 반대를 하고 있다”며 “따라서 정부가 도입 목적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정부나 개설자는 도입 시기와 정산기구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판매장려금의 제한 등과 같은 제도적 부분을 정해 주고, 정산기구 설립 방식과 출자비율 등의 운영은 유통주체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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