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선 생활 속의 난 생활화를 유도하고 있는 반면 일부 기업과 단체에선 이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어 엇박자가 나고 있다. 23일 발표된 정부 기관의 평가회 진행 소식과 화훼단체의 성명서가 이런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소형난 개발 등 ‘생활 속 화훼’ 추진하는 정부와 엇박자
화훼업계 “농민 죽이기, 법 허용범위 넘어선 월권” 비난


▲정부는 생활 속의 난 강조=“경기 침체, 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어려워진 난 산업의 활력을 위해 가정이나 사무실에 작은 난 화분 어떠세요.” 농촌진흥청은 23일 이 같이 밝히며 생활 속의 화훼 소비 촉진을 위해 소형난 품종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24일 전북 완주군 소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선 ‘생활 속의 난’을 주제로 그동안 개발한 다양한 소형 난 품종과 분화용이나 절화용으로 활용 가능한 심비디움, 팔레놉시스 계통·품종을 소개하는 평가회를 가졌다. 농진청 화훼과가 현재까지 육성한 난 품종은 심비디움 49품종, 팔레놉시스 26품종이다.

박부희 농진청 화훼과 농업연구사는 “어려운 때일수록 꽃을 더욱 가까이해 마음의 위로를 받길 바란다”며 “소형 난 품종 육성과 더불어 보급을 통해 꽃 문화 확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평가회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1Table 1Flower(테이블 위에 꽃을) 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기업은 난 퇴출에 화훼업계 울분=“난과 화환을 안 받는 KB국민은행에 대한 이용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한국화훼협회가 23일 ‘KB국민은행 이용 반대’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KB국민은행이 최근 은행장 명의로 전 직원에게 하달한 ‘난(화환) 안 보내고 안 받기’ 운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한 것으로 이는 KB국민은행을 넘어 각 기업, 단체 등에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

화훼협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각 지점 등에 ‘난(화환) 안 보내고 안 받기’ 표지를 붙이며 ‘은행장님의 특별지시로 반송처리하오니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덧붙여 표기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민은행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화훼농가에 찬물을 뒤집어씌우는 공문을 전 직원에게 하달하다니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국민은행이 어려운 서민 경제에 동참을 하지는 못할망정 엄동설한에 땀 흘려 농사지어온 농심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화훼업계와 농업인들은 연대해 국민은행 이용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이를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영호 한국화훼협회장은 “법에서 허용한 범위가 있는데 반강제적으로 난과 화환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월권행위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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