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농민 '재도약'의 해로신사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시작되면 모두가 희망과 포부를 갖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한다. 새해 아침을 맞는 농민들의 마음은 어떠한가. 새 천년 첫해였던 지난해 희망찬 농업을 다짐했다가 오히려 시련과 고통을 경험한 농민들의 마음이 그리 밝지만은 않을 것이다.새해에도 농산물 수출국들의 강도 높은 시장개방 압력이 우리 농업의 목을 더욱 죄어 올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내 경기불황에 따른 농산물 소비위축 등 농업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농업경시 풍조와 농민들에 대한 부채 상환압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농민들을 우울하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농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농가부채특별법이 미흡하나마 제정됐고 한국마사회도 농림부로 환원되는 등 일정부분 결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으로 농업·농촌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농업계 사람·조직에 변화의 바람을주변 여건이 아무리 어려워도 농업은 계속 유지·발전돼야 하고, 바로 세워야 한다. 농업은 국가의 존속 및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농업, 농촌 재도약의 기틀을 바로 다지기 위해서는 우선 가치, 사고와 행동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치열한 국제경쟁시대에 의식과 행동의 변화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며 말보다 실천이 중요함은 물론이다.특히 농업의 비전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수사적 장식품에서 벗어나 농업·식량·농촌발전을 위한 경로, 철학 그리고 지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실용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각 정책담당자들이 개별 시책들을 조정하여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하고, 이해 당사자들에게 그들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될 것인지를 제시해야 한다. 사람과 조직이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상품만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농정관료는 물론 협동조합, 농업관련 단체의 사람 및 조직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만 한국농업의 새로운 활력소를 갖게 될 것이다.농업 중요성 국민적 공감대 넓혀야현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가치 규범으로 정하고,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 농업도 선진국 수준의 민주적인 법·제도·정책이 수립되고 책임성 있게 추진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농업·농민을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반조건이 타 산업과, 타 계층과 형평성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또한 시장개방이 부채로 나타나는 현 시점에서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경쟁논리 외의 요소가 농정에 크게 자리 잡아야 한다. 유럽 등 선진국가에서는 친환경 농업육성, 소득보전 프로그램 등 다원적 기능에 많은 투자와 고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농업을 경시하는 우리의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경제정책 입안자들이나 국민들에게 농업·농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계속 심어 주어야 한다. 농업이 먹거리 생산이라는 경제적 기능뿐만 아니라 식량안보와 환경의 보전, 자연경관의 유지, 전통문화의 전승과 지역공동체의 유지 등 다양한 사회·문화·환경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만 정책적 지원과 비용지불이 가능한 것이다. 지역농정이 살아야 농업 새 '활력'이와 함께 세계화 추세에서 농업의 지방화는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안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역농정은 중앙농정의 사각지대를 꼼꼼히 살피고 각 지역 농업의 특수한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지역개발 정책은 '지역의 경제와 환경 및 문화'를 중시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농산물은 수입을 할 수 있어도 환경과 생명은 수입할 수 없다는 패러다임 아래 농업의 환경 위해 요인에 대해서는 분명히 제재를 가하고, 환경친화적 농법의 개발과 보급에 노력을 집중함으로써 농업이 소비자와 애착과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농업은 존재 의미가 있고 발전할 수 있다.'날마다 새롭게' 농민 노력도 중요특히 21세기 농업의 새 활로를 열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생명창고를 지키는 농민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세계화 정보화라는 험난한 경쟁의 시대에 살아 나갈 준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생산성이나 품질 향상, 그리고 마케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는 지, 기술·자재·유통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습득하며 정보화시대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안됐다면 새해부터라도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신사년 새해에 정부와 협동조합, 농업관련단체, 농민들이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해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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