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가뭄이 예상되면서 영농기 농업용수도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비상대책에 돌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성일종 새누리당(충남 서산·태안) 의원·국토교통부·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2017년 가뭄대응 토론회’에서 ‘봄 가뭄’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농어촌공사는 올해 영농에 차질이 없도록 용수확보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올 봄 초반까지 라니냐 영향으로 강수량 적을 것” 예측
경기·충남지역 저수율 낮아 영농기 농업용수 부족 우려
농어촌공사, 양수저류·지하 관정 개발 등 선제 대응 계획
▲잦아지는 가뭄=한국수자원공사의 김현식 통합물관리처장은 ‘전국 봄 가뭄 전망 및 대응방안’이란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의 가뭄추세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처장은 “70년대 이후 5~7년 주기로 나타났던 극한 가뭄이 최근에는 2~3년 주기로, 또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발생기간도 최대 3.4배나 증가했다”며 “최근에는 매년 봄 가뭄이 발생했고, 그 결과 다목적댐 봄철 강우량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평년보다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광야 한국농어촌공사 농업가뭄지원단장은 ‘농업용수 분야 봄 가뭄전망 및 대응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2050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2~4℃ 상승하는 등 21세기 후반에 아열대로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최근 한반도 농업가뭄 발생빈도가 1904~2000년에는 총 35회로 연간 0.36회였는데, 2000~2016년에는 11회로 연간 0.64년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도 봄 가뭄 예측=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봄 가뭄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식 처장은 “겨울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3℃가 낮아 2017년 봄 초반까지 라니냐 영향이 전망된다”며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는 겨울 전반에 북풍 계열의 바람이 자주 유입돼 기온은 평년보다 낮고, 강수량도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처장은 지난해 12월의 기상청 발표를 인용, 올해 1~3월은 강수량이 다소 적고, 4~5월은 라니냐 현상이 약화되면서 강수현황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봄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업가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도 뒤이어 제기됐다. 이광야 단장은 “전국적인 강수현황은 양호하지만, 지난해 경기 남부·충남 서해안 등 일부지역 저수율이 낮아 올해 농업용수 부족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13일 현재, 경기지역 평균 저수율은 68.4%로 평년의 77.1% 수준이고, 충남지역 평균 저수율은 63.7%로 평년의 74.4%다. 이는 전국 평균 저수율 74.4%보다 낮은 상황. 이 단장은 “현재 비영농기로 농업용수 수요는 없지만, 저수율이 평년 대비 50% 미만인 저수지 지역은 올해 영농기 농업용수 부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정영농 위한 대책=농어촌공사는 전국적으로 2월까지 평년 대비 저수율이 50% 미만인 저수지 70개소에 총 680만㎥의 용수를 물을 끌어다 채우는 양수저류를 비롯 지하수 관정개발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 모내기가 시작되는 4월 말까지는 저수율이 평년 대비 60% 수준인 저수지까지 그 대상을 확대해 간이양수장과 하천보를 설치하는 등 총 1790㎥의 용수를 마련키로 했다.
특히 충남의 경우 평년 대비 저수율이 50% 미만인 저수지에 양수저류로 800만㎥를, 배수로 저류·지하수 관정·간이보 설치 등을 통해 200만㎥를, 논물 가두기·집단 못자리 등을 활용해 100㎥를 각각 용수로 확보할 예정이다. 총 1100㎥ 이상의 용수를 모으겠다는 것이다.
이광야 단장은 또 ‘농업가뭄 대응사례’로 물그릇 키우기 등 기설 저수지 기능을 개선해 저비용 고효율의 수자원을 모으는 방안을 언급했다. 최소의 비용으로 수자원 확충과 수질개선 달성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ICT 융복한 첨단 지능형 물관리화를 통해서 용수손실을 최소화하는 내용도 설명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 기자명 조영규 기자
- 승인 2017.01.17 17:59
- 신문 2882호(2017.01.20)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