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대만 까르푸 68개 매장에서 진행된 우리 농식품 판촉전에서 국산 사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대만은 사과 수출량의 약 55%를 차지하는 국산사과의 제 1수출시장이다. 지난해 수출 금액도 전년대비 77.6%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만시장에서는 우리 사과 품질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016년 대만 수출 호조
수출액 전년비 77%나 급증
일본·미국산 줄어 '반짝 대체효과'

수출 늘면서 문제점 수면위로
당도 부족·색택 불량 등 품질 불만
일부업체, 저질제품 선적 등 꼼수

앞으로 개선할 점은
철저한 선별·품질 향상 필수
체계적 수출시스템 구축 필요 


▲사과 수출 실적 증가, 그러나 현장에선 불만=대만은 우리 사과 수출의 55.7%(2016년 11월 기준)를 차지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으로의 사과 수출은 433만5000달러로 전년대비 77.6%(11월 누계) 증가했다. 2014년 203만8204달러, 2015년 452만8923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수출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과 수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지 반응은 부정적이다. 일례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표한 ‘대만 사과 수입 및 유통현황’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대만의 유통매장인 까르푸에서 진행된 우리 농식품 홍보행사에서 사과 품질에 대한 불만이 적잖았다. 까루프 매장 관계자들이 ‘당도와 수분, 아삭한 식감이 부족하다’, ‘과피에 거뭇한 상처가 있는 제품이 많고 특히 색택이 굉장히 좋지 않다’고 불만을 나타냈던 것이다.

업계들은 지난해 산지 생육 상황이 좋지 않아 우리 사과의 품질이 우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흠 서울청과 부장은 “폭염과 장마로 사과표면에 검은 점이 생기는 등 평균적으로 60~70%되던 상품 비율이 올해는 50%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성준 대구경북능금농협협동조합 과장은 “밤과 낮의 기온차가 있어야 빨간 사과가 생산되는데 지난해는 일교차가 적어 착색이 잘 되지 않았다”며 “경도가 좋지 않고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소과보다는 대과위주의 생산량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대만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본산과 미국산 사과의 수입이 현지 작황문제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까지의 일본 사과의 대만수입실적은 전년대비 9.2% 증가했으며, 미국의 경우는 12.3% 감소했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 폭발=한마디로 올해 우리 사과의 대만 수출 증가는 ‘대체 효과’였을 뿐, 한국 사과에 대한 선호도 및 인지도의 증가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실제 대만 내 한국사과의 시장점유율은 1.7%에 불과하다. 일본 사과의 점유율인 24.9%의 10분의 1도 되지 않을 만큼 미미한 수준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바이어들 사이에서 불거지고 있었던 우리 사과의 낮은 신뢰도 문제가 이번 일로 수면위로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사과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던 상황에도 불구, 국산 사과의 평판이 좋지 않아 우리 사과의 판촉전이 탐탁치 않은 현지 바이어 및 유통업체가 많았다”며 “까르푸 매장 관계자들의 불만은 올해 만에 문제가 아닌 그동안 쌓였던 우리 사과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윤성준 과장은 “우리 사과의 평판이 좋았으면 올해 더 큰 수출확대와 인지도를 높이는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정부 관계자들과 수출업계에 따르면 현지 바이어들 사이에서 우리 사과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일단 지난 2011년 문제됐던 농약검출로 우리 사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는 상황. 여기에 우리 수출업체들이 샘플과는 다른 제품을 선적하거나, 수출 계약을 어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윤 과장은 “선적 시, 맨 윗줄에만 좋은 제품을 선적하고 아래는 좋지 않은 사과를 넣거나 계약 당시 보여줬던 물건과는 다른 사과를 수출하는 등 몇몇 업체들이 물을 흐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할 일은?=기본적으로 품질 개선, 철저한 선별과정을 통한 크기 균일화 등이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신 이사는 “사과는 수출 농가뿐만 아니라 일반 영세 농가도 수출에 참여하게 되다 보니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사과의 신뢰도 향상은 물론 경쟁제품인 일본과 미국산과 품질로 승부를 볼 수 있도록 수출용 사과의 품질 개선은 필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규모화된 수출 조직이 좀 더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성준 과장은 “사과는 다른 과실과 달리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조합이나 조직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리 시장 변화에 따라 수출을 중단하거나 계약을 파기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수출 물량을 확보, 수출을 꾸준히 진행하는 업체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용현 aT 농산수출부장은 “사과는 파프리카나 배, 딸기와 달리 수출 비중이 작아 체계적인 수출 시스템 구축이 아직 부족하다”며 “우리 사과의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 생산자 및 수출업체들의 보다 철저한 관리와 홍보강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답했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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