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방역당국이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일대를 중심으로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 찾아든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가운데 제주지역 가금류 사육 농가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야생조류서 바이러스 발견
시료채취 지역 3km이내
예방 차원 44마리 도태
도 "이동제한 등 방역 총력"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5일 하도리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분변 시료를 채취해 AI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0일 고병원성인 H5N6형 바이러스인 것으로 판정됐다.

시료채취 지역 중심 반경 10km 야생조수류 예찰지역 방역대 내에는 닭 19농가, 오리 1농가 등 20농가가 닭 57만6000마리, 오리 2000마리 등 제주지역 전체 사육 가금류 180만마리의 32%에 해당하는 57만8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도는 이에 20농가에 대한 긴급 예찰을 실시해 ‘이상없음’을 확인, 사육가금 등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시료 채취 지역 중심 3km 이내 지역에 대해서는 AI 예방 차원으로 지난 11일 소규모 가금농가에서 닭과 오리 등 총 44마리를 수매해 도태했다.

방역당국이 AI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금농가들은 AI 확산 우려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닭 15마리를 수매 도태한 A씨는 “AI 예방 차원에서 동참하지만 3km 이내에 우리 외에 1~2마리씩 닭을 키우는 집들이 있어 완전한 예방이 어려울 것”이라며 “마을에 닭이나 오리를 기르는 집을 철저히 조사해 방역하지 않으면 보여주기식 밖에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만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B씨는 “AI 확진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며 “하루에 한 번씩 소독하던 것을 지금은 하루에 세 번씩 방역을 하고 있는데 AI로 계란이나 닭 등의 소비부진 또는 수급사태 발생으로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원희룡 제주지사는 방역현장을 찾아 “AI가 농가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동제한을 확실히 하는 등 철저히 차단 방역을 하면 농가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청정제주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제주는 최근 3년 동안 철새도래지에서 2014년 1건, 2015년 4건 등 5건의 고병원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나 농가로 확산된 적은 없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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