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을 둘러싼 내부와 외부환경은 계속 변하고 있다. 이 환경은 농촌에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 요즘 국민들은 농촌을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곳,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곳, 찌든 삶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삭막한 도시를 떠나 전원적인 삶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을 농촌 발전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농촌이 ‘지역주도적’으로 ‘재조직’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여야 한다. 여기서 ‘지역주도적’이라는 것과 ‘재조직’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주도적’이라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환경변화에 지역 스스로 적응하고 발전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외부의 힘과 노력을 기대하기 보다는 지역 스스로를 먼저 긍정적으로 봐 주고 ‘지역이 먼저 움직이자’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틀 속에서 서로 논의하고 합의하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갈등과 다툼도 있을 수 있다. 합의를 위한 과정이다. 참고 인내해야 한다. 지역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누가 할 수 있고, 누구와 함께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의논하고, 찾아야 한다. 그래야 농촌다운, 지역다운 발전이 가능하다.

‘재조직’이라 함은 위의 논의와 합의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를 토대로 변화한 환경을 고려하여 지역에 맞게 재조직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형화된 것은 아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들(인적자원, 자연자원, 문화자원, 지적자원 등)을 감안해 지역 발전을 위해 지역주도적으로 새로이 조직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이 이루어질 때 지역이 안고 있는 행복 문제, 아이들 교육 문제, 경제 문제, 복지 문제, 고령화 문제, 귀농귀촌 문제 등을 지역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농촌이 당면한 과제는 이에 직면한 농촌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국가단위의 정책은 농촌지역에서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기의식을 느끼는 주체가 해결방안을 더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구 과소화, 고령화 심화, 지역적 소외 등으로 농촌은 힘들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만으로 농촌 발전은 불가능하다. 

지역이 스스로 지역의 방법으로 지역주도형 발전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지역이 주도적으로 나서면 살기 좋은 환경, 공부하기 좋은 환경, 찾아오기 좋은 환경, 일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는 지역 내 재조직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지역발전을 위한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지고 뿌리 내릴 수 있다.

김용렬 연구위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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