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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과 국민농업박기윤 화천현장귀농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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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0호]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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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2016년 정산서류를 마감하고 학교 청소를 했다. 이제 3월까지는 조용히 내실을 기하는 시간이다. 올해도 400명이 넘는 많은 분들이 우리 학교를 다녀갔다. 그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시골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고 또 일부는 도시에서 지역에서의 삶을 꿈꾸고 계신다.

화천현장귀농학교 하나만 해도 이러한데, 전국의 많은 귀농귀촌 교육기관과 지자체 투어 등을 거쳐 간 분들을 합치면 못해도 5000명은 될 것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본다면 관련 인원이 20,000명,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니 자녀들 10,000명 중 절반 정도만 혼인을 했다고 쳐도 5,000가구 이다.

그러면 전체 10,000가구 정도가 귀농귀촌 교육과 관련한 가구수치가 된다. 전국의 농가 숫자가 100만 가구 수준임을 본다면 1년에 그 1/100정도가 귀농귀촌에 관심을 갖고 교육이나 견학에 직 간접으로 참가를 하는 셈이니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러면 과연 그 숫자만큼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는가? 아쉽게도 여전히 그 부분에서는 부정적이다. 어제 대학동기 단톡방에서 한 친구가 최근 농산물 소비자값 상승에 대한 기사를 올리며 ‘공포 그 자체’ 라는 표현을 썼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 예민해지는 것을 탓 할 수는 없지만, 90% 이상의 원재료가 수입농산물인 가공식품 값의 상승을 대하는 언론이나 소비자들의 인식과는 대조적이어서 한마디 했다.

대다수 귀농 교육생을 우군으로

1,300원 하던 무가 3,000원으로 올랐다지만 도시 소비자들이 1주일에 무를 몇 개씩 먹을까? 2,600원 하던 양배추가 5,500원으로 올랐지만 웬만한 가정에서 양배추 1포기면 한 달은 먹을 양이다. 그게 우리 생활에 그렇게 영향을 끼칠까?

그 보다는 질소를 사는데 쿠키를 끼워준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는 과자 값, 삼양라면 창업회장님이 국민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로 삼고초려 끝에 일본에서 들여왔다지만 지금은 쌀값보다 훠얼씬 비싸진 라면 값, 국산 농산물 하나 없이 주정을 만들어 거기다 조미료로 간을 하고 물을 타면 탈수록 값을 올려 장사를 하는 국민 술인 희석식 소주 값 등이 문제가 아닌가? 라고.

작년이 귀농운동 20주년이었다. 우리 사회에 새로운 삶의 방향으로 ‘흙과 자연에 기대어 사는 삶’, ‘생태적 감수성을 지향하는 삶’ 이라는 화두를 던진 지 어느새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간 귀농운동 측에서는 수많은 귀농희망자들을 교육해서 지역으로 보냈고, 그 분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귀농지원센터 설립, 마을도우미 양성학교 운영, 귀농자와 희망자들 간의 교류활동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 절약과 다양한 생활기술(적정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하는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을 견인해 내었고, 여전히 도시에 살고 있고 또 살아야 하는 분들이 주인이 되는 도시농업 운동(텃밭보급소)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우리 사회의 주의를 상기시키고 반향을 일으켜 왔다. 일제시대의 브나로드 운동을 상기시키는 듯 지역사회 곳곳에 자리한 이러한 귀농운동의 인연들이 오늘날 귀농 흐름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귀농의 흐름을 확산하고 사회적 이슈화한 것은 정부의 의지가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평균 수명의 연장,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 은퇴, 세계적 경기침체 등의 원인들에 대한 해소책으로 귀농귀촌이라는 개념을 확산시켰다.

물론 억대소득이니, 여유 있는 전원생활이니 하는 이상과 정부지원정책이라는 유인책을 통해서다. 그리고 이번 정부에서는 6차 산업을 통한 성공 귀농인을 홍보하고 있다. 어쨌든 규모의 확대라는 면에서 볼 때는 귀농의 양적 확산은 성공적이었다.

도시서도 생태적 가치 실현토록

귀농운동 측이 ‘귀농을 통한 생태가치의 실현’을 목표로 했다면 정부는 ‘귀농을 통한 성공적이고 여유로운 삶의 추구’를 가치로 내세웠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두 가지 방법 모두 결과론적이다.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지만 물질적 이전을 통해 가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방법론이었다.

귀농을 해야만 생태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고, 귀농을 해야만 성공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거다. 귀농을 준비해 가는 과정이나 도시에서 살면서 그 가치와 목표를 실현할 수는 없는 걸까? 물론 도시와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방과 지역으로 분산하고 확산해 나가는 것이 하나의 답일 수는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가치를 확산해 나가는 것이다.

귀농교육을 수료한 후 귀농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15% 내외이며 나머지 85%는 여전히 도시에 살고 있다. 매년 양산되는 이 대다수 사람들을 우리 농업농촌의 우군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귀농교육의 방향을 귀농을 실현했을 때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만 맞추지 말고 우리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를 통해 국민농업 개념을 만들어 가는 데 두는 것은 어떤가?

그간 우리 세대까지는 농촌 출신이 대다수였고, 농촌에 계시는 부모님과의 연계로 인해 농업과 농촌이 도시에 있는 나와 별개라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도시에서 자라 도시에서 생활하는 세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농업과 농촌에 대한 탯줄이 끊어진 세대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간의 식생활교육과 도농교류 체험활동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 농촌과 농산물에 대한 국민적 성원을 얻고자 한 시도는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농민 따로 도시민 따로라는 근본적 한계가 있었다. 생태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농업 등 우리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다양한 귀농교육과 내가 살고 있는 현장에서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도시농업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온 국민이 농민’ 이라는 국민농업 개념을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온 국민이 농민'인 국민농업 모색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말이 있다. 내가 있어 당신이 있다는 말도 된다. 우리 농업농촌이 살아야 도시도 존재할 수 있다. 까도 까도 끝이 없는 국정 농단 사태의 가장 바닥에는 백남기 농민으로 대표되는 우리 농업농촌이, 농민이 있다. 최순실과 박근혜를 처벌해도 우리 농민들은 여전히 울고 있을 것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다사다난했던 병신년이 지난다. 입춘과 함께 오는 정유년 새해에는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몬 세력들에 대한 단죄와 함께 그 원인이 된 쌀값 안정, FTA 후속조치 등 농정현안들이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와 함께 해결되기를 바란다. GMO 식용유에 대한 대책이 유기농 콩을 수입해 콩기름을 생산해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 농민들이 재배한 들깨가 들기름으로, 참깨가 참기름으로 콩이 콩기름과 두부로 연계되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말했던 ‘비정상의 정상화’ 가 정말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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