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준공한 유리온실의 측고를 1.5m가량 높였는데, 온실 내부환경이 쾌적해지면서 상품성은 높아지고 일손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2만3760㎡(7200평)규모의 파프리카 농사를 부친과 함께 짓고 있는 김원수(42) 씨는 유리온실 측고인상을 통해 생산성 제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984년 준공한 4950㎡(1500평) 벤로형온실의 높이가 4m에 불과했는데, 리모델링을 통해 5.5m로 높이면서 인건비는 줄고, 상품성은 좋아진 것이다. 30년이 넘은 온실이라서 유리의 투광율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만족한다. 이곳의 측고인상을 시공한 곳이 바로 화신농건(주)(대표이사 신동창)이다.


#수출단가 하락, 생산성 제고로 대응
온·습도 등 환경 쾌적해져
수출규격 상품과 비율 높아
비규격과 제거 일손도 줄어


온실인상기술은 온실내부의 체적을 증대시켜 광, 온도, 습도 등의 작물생산 환경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특히 단기간에 기존온실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신축과 비교할 때 투자비를 줄이면서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원수 씨의 경우에도 30년 된 온실의 측고를 높이고, 구조계산을 바탕으로 온실구조를 보강하는데 1개월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원수 씨는 측고인상에 나선 이유로 “현재 5㎏ 1상자 기준 2000엔(약2만원)에 수출하는데, 엔저현상으로 수출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규모화 또는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1984년에 준공한 온실의 경우 높이가 너무 낮기 때문에 환경관리나 작업 시 어려움이 있고, 생산성을 높이는데도 한계가 있어 측고인상을 하게 됐다”고 전한다. 측고인상을 한 온실은 부친인 김기용(69) 씨가 파프리카를 재배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경남지역에서 거의 최초였다. 그런데 당시에는 온실의 내부환경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에 측고가 4m에 불과했고, 이것이 파프리카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던 것이다. 따라서 그는 “초속 36m의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철골을 보강하고, 노후화된 온실자재를 교체한 비용을 합하면 측고인상을 통한 리모델링에 평당 17만원 가량 들었지만 효과자체에 크게 만족하는 편”이라며 “온실내부의 환경이 좋아지니까 생산성도 나아졌다”고 설명한다. 온실내부가 쾌적해지니까 수출규격에 맞는 상품과 비율이 높아졌고, 비규격과를 제거하는 일손이 줄면서 인건비도 줄었다는 것이다.


#탄탄한 국내기술 소득 뒷받침
시공기간·비용절감 효과 좋아
유리온실, 신축 비용의 15% 뿐

▲김원수 씨가 딸 나현(8)양과 환하게 웃고 있다.

김씨 농장의 측고인상을 담당한 곳은 화신농건(주)인데 애초에는 외국회사에 측고인상을 맡길 생각이었다. 주변의 인식이 그랬기 때문이다. 김원수 씨는 가고파수출영농조합법인의 총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의 회원들은 매월 2~3번은 모여서 이런저런 회의를 하고, 1~2년 마다 일본을 방문해 시장반응도 살핀다. 그런 만큼 파프리카 재배와 관련된 학구열도 높고 기술력과 노하우도 탄탄한데, 측고인상과 관련된 국내기술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김원수 씨는 “주변에서 국내기술을 어떻게 믿느냐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유럽회사에 맡길 생각이었다”면서 “측고인상에 앞서 화신농건을 통해 2014년 3960㎡(1200평) 규모의 유리온실을 신축했는데, 시공과정을 지켜보면서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는 판단이 들어 측고인상사업도 맡겼다”고 전한다.

측고인상을 담당한 화신농건(주)는 1992년 설립된 온실시공 전문회사이면서 ‘공압을 이용한 온실측고 인상기술’로 NET(신기술)인증을 받은 곳이다.

화신농건(주)의 신동창 대표이사가 측고인상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우리나라 시설원예의 개선점 중 하나가 ‘저측고 온실’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온실측고가 낮기 때문에 광, 온도, 습도와 같은 온실내부의 환경관리가 어렵고, 이것이 작물의 생육불량 및 관리비용 증가, 생산량 및 상품성 하락,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동창 대표는 “시설원예 선진국의 경우 온실내부의 체적확보 및 최첨단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으로 작물을 생산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사용연수 15년 이상인 노후화된 저측고온실이 80%가 넘는다”면서 “국내시설원예산업의 성장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외부환경이 급변하더라도 시설 내의 환경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첨단온실이 필요하지만, 비용문제도 있기 때문에 시공기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측고인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한다.

화신농건(주)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측고인상에 따른 시공비가 유리온실의 경우 신축비용의 15%, 비닐온실은 신축비용의 20%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기존 국내기술과 비교하면 공사기간도 1/4로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가가 관심을 갖는 생산성도 크게 높아진다.

신동창 사장은 “전남 장흥의 경우 비닐온실 3400평의 측고를 인상한 후 생산량이 40% 넘게 늘었다”며 “시설원예농가가 수입개방이나 농산물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그런 방법 중 하나가 측고인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기존 온실의 측고인상에 필요한 자재와 설비 등은 원예시설현대화 사업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2017년부터 FTA(자유무역협정)기금에서 국고 50%(보조 20%, 융자 30%), 지방비 30%가 지원되며 자부담은 20%다. 금리는 고정금리 기준 2%이며 3년 거치, 7년 상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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