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감귤이 기후, 재배방식의 변화, 소포장의 소비지 정착 등으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수한 품질이 감귤 소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낮은 시세와 시즌 전 우려했던 전망과 달리 올겨울 감귤 시장이 쾌속 순항 중이다. 품질, 소비, 가격 등 삼박자가 모두 갖춰져 오랜만에 감귤 산지와 소비지가 활기를 띠고 있고, 이는 감귤은 물론 타 과일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타이벡 멀칭·간벌 재배 증가…날씨 대응해 품질 제고
포장단위도 10kg→5·3kg 등으로 소포장 소비지 정착
산지 전자경매·풋귤 유통도 겨울시장 가격 형성 한몫


▲감귤 거래 동향=제주특별자치도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감귤 가격이 2010년 이후 가장 높게 형성되고 있다. 2016년 12월 한 달간 감귤 10kg 평균 거래단가는 1만4132원이었다. 12월 기준 2010년 1만3546원을 기록한 이래, 2011년 1만원, 2012년 1만2385원, 2013년 1만3857원, 2014년 1만2127원, 2015년 9500원 등 2010년 이후 올겨울 이전 12월 감귤 시세는 단 한 번도 평균 단가가 1만4000원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물론 2016년 12월 감귤 출하량은 9만3279톤으로 올겨울 감귤 출하량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올해보다 2000원이나 가격이 낮았던 2014년 출하량이 올해보다 적은 8만9593톤에 불과했고, 2015년과 2010년도도 올해와 비슷한 출하량을 보여 올 감귤 가격이 단순히 출하량이 줄어든 영향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월 들어서도 감귤 단가는 더 올라 1~7일 기준 1만6773원의 평균 거래가를 기록하고 있다.

▲순항 이유 및 과일산업에 주는 시사점=올겨울 감귤 시장의 순항은 무엇보다 품질에 있다. 풍부한 일조량에 적절한 강수량이 더해져 양호한 당산비 등 품질 면에서 우수한 물량이 출하되고 있고 소비가 좋아지는데도 밑거름이 됐다.

산지 재배 방식의 변화도 감귤 맛과 품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로 타이벡 멀칭 재배와 간벌 재배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타이벡 멀칭 재배를 할 경우 적은 일조량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인위적으로 수분도 조절할 수 있다. 또 간벌 재배 방식의 확산 역시 기존 밀집 재배에 비해 일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날씨에만 의존하던 감귤 재배 방식의 변화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제주 산지 작목반의 한 관계자는 “통상 노지에서 감귤 농사를 지으면 하늘이 절반을 짓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타이벡 멀칭 재배와 간벌 재배를 통해 날씨를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날씨에 전혀 대응을 못했는데, 이러한 방식을 통해 그나마 인위적인 대응이 가능해 지역 농협에서도 재배 방식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재배 면적이 줄었는지 늘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과일산업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강남규 농협가락공판장 과일부장은 “물량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과일 소비의 중심은 품질에 있다. 올해 물량이 줄어든 것보다 감귤 시세 상승률이 더 큰 것도 품질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일부 과일 품목의 경우 생산면적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고품질 재배로 풀어야 한다는 걸 올겨울 감귤이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꾸준한 관측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적절한 출하 조절도 한몫했다. 5~6월 1차 개화량에 맞춰 감산대책이 추진됐고, 이는 출하량 조절 및 품질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줬다. 포장 방식의 변화도 소비 시장엔 주효했다. 기존 10kg 위주의 출하에서 5kg, 3kg 등으로 포장 단위를 넓혔고 이는 소비지 시장은 물론 도매시장에서도 정착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 산지 전자경매와 풋귤 유통 등이 올겨울 감귤 시장이 선전하는데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영신 중앙청과 과일본부장은 “올 시즌 감귤 가격이 양호한 것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고품질과 더불어 10kg에서 5kg, 3kg로 포장단위를 소포장한 것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며 “올해 감귤 시장은 단순히 감귤 하나의 문제를 넘어 모든 과일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감귤 시장은 올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도록, 타 과일도 좀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올겨울 감귤을 벤치마킹해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민·김경욱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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