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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류 휴업보상제’ 도입 논의···현실적 보상 ‘관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막대한 살처분 보상금과 방역 비용이 발생하자 AI가 주로 발생하는 겨울철에 가금 사육을 금지하고 보상금을 지급하는 휴업보상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정부에서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

휴업보상제는 경기도 안성시가 자체 시책으로 시범운영 된 바 있다. 2015년 첫해에는 중복 AI 발생 농가에서 재발하지 않은 결과가 있었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보상금과 사업 대상 선정 시 축종 간 형평성 문제도 발생했다. 이에 가금 사육 농가들은 방역 당국이 휴업보상제 도입을 검토할 때에는 이 같은 문제점이 해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5년 경기 안성서 시범사업…오리농가 7곳 참여
방역비용 절감 불구 턱없이 적은 보상에 ‘농가 불만’
육계·산란계·토종닭 등 사육방식 달라 형평성 문제도 


▲AI 위험요소 제거로 방역비 절감=경기 안성시는 지난 2015년부터 휴업보상제 시범 사업을 처음 시행했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오리 사육 7 농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안성시에 따르면 1차 시범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상시 AI 발생 및 중복 발생 농가와 하천변 500m 이내에 위치한 농가들을 대상으로 사업 신청을 받았는데, 미양면에 위치한 오리 사육 7농가가 시범 사업의 첫 대상이 됐다. 시범 사업 결과, 2016년 3월에 다른 지역에서는 H5N8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아 농가들의 재산 피해를 막고, 방역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안성시의 평가다. 

2016년 12월에도 예산을 4억2000만원으로 증액해 2차 사업을 시행하려 했지만, 지난 11월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까닭에 현재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김성주 안성시청 수의방역팀장은 “휴업보상제는 기존에 AI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가금 사육을 일정 기간 금지해 위험요소를 최대한 제거하자는 취지로 시범 시행됐다”면서 “휴업보상제를 시범 시행할 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에 AI가 발생하지 않아 살처분 보상비용 등의 방역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보상금 마련돼야=안성시의 휴업보상제 시범 사업에 참여했던 농가들은 모두 현실적이지 못한 보상금을 문제로 지적했다. 미양면에서 오리를 2만수 사육하는 김동현 씨에 따르면 1차 시범 사업 당시 안성시가 보상금을 오리 1마리당 500원으로 책정해 농가당 연중 사육수수를 집계 후 한 달 평균으로 계산해 지급했다. 문제는 오리 한 마리당 시중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1200~1300원이지만, 보상금은 시중 거래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김동현 씨는 “AI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범 사업에 참여했는데 보상금이 500원밖에 되지 않아 안타까웠다”라며 “현실적으로 오리는 마리당 1000원 정도의 보상금을 받아야 생활비라도 벌 수 있어서 보상금이 지금보다는 많아야 농가 참여율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업 보상제의 또 다른 문제점은 축종 간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육계, 산란계, 토종닭, 오리 등 다양한 축·계종이 사육되는 가운데, 시설 투자나 사육 방식에 따라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거나 지원 여부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배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성시는 산란계의 경우 케이지 등이 설치된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보상금 계산이 힘들어, 휴업보상제 적용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팀장은 “산란계처럼 장치 산업은 시설 투자가 돼 있으므로 보상금을 책정하기 어렵다”면서 “이러한 문제 때문에 축종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정부 휴업보상제 도입할까?=4일 기준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살처분 매몰된 가금류는 3054만수로, 살처분 보상금액이 2000억원에 육박했다. 게다가 살처분 매몰한 가금 사육 농가의 경제적 피해까지 합산하면 피해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2015년 AI 방역체계 개선방안 연구용역에서 제안된 내용을 토대로 휴업보상제의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주요 철새도래지와 가금 농가 밀집지구, 중복 발생지역을 기준으로 반경 10km을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설정하고 12~3월까지 사육을 금지하고,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휴업보상제 도입은 농가의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고, 적용 대상 농가를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다. 

김정주 농식품부 방역관리과 사무관은 “휴업보상제는 AI 확산으로 재산 피해와 방역비가 증가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목적으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지만, 2015년 진행한 연구용역 내용을 참고하면서 현장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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