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닭 사육 농가와 유통 상인들은 지난 4일 경기 성남시청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산닭 유통 시장 폐쇄에 대한 공개 사과와 생계안정자금 지원 등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토종닭 농가들과 유통 상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방역을 이유로 무작정 생닭 유통을 금지할 것이 아니라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토종닭 사육 농가와 유통 상인들이 모란 시장 내 산닭 유통을 금지한 이재명 성남시장을 상대로 공개 사과와 토종닭 수매, 생계안정자금 지원 등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2월 20일부터 요구 사항 관철을 위해 1인 시위가 진행된 가운데 지난 1월 3일에는 토종닭 농가와 유통 상인들이 출하 지연으로 비대해진 토종닭을 가져와 보여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난 11월 16일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전통시장 내 산닭 유통이 간헐적으로 제한되자 토종닭협회는 산닭 유통 재개를 위해 계류장 폐쇄, 가축거래기록부 및 소독실시기록부 작성, 이동승인서 발급, 방역 보고 등을 철저히 이행한다는 조건으로 산닭 유통을 허용해 달라는 의견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했다.

이에 농식품부가 12월 15일 제한적으로 산닭 유통을 허용했지만, 성남시에서는 12월 16일 방역상의 이유로 거부했고 토종닭 사육 농가들과 유통 상인들은 다시 출하가 막혔다. 성남에 위치한 모란 시장은 수도권 산닭 유통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유통 금지로 인한 농가 및 유통 상인의 재산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토종닭 사육 농가에 따르면 산닭 유통 시장 폐쇄로 대부분의 토종닭 사육 농가들이 제 때 출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2.3kg에 출하해야 할 토종닭이 최대 5kg까지 체중이 불어 사실상 판매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해당 농가는 “출하를 해야 사료나 연료비를 충당할 수 있는데, 출하를 못하니 계속 빚만 늘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면서 “사료 급여를 중단할 수도 없고 칠면조처럼 커진 토종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토종닭협회는 향후 이재명 성남시장이 토종닭 사육 농가와 유통 상인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문정진 토종닭협회 부회장은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무작정 산닭 유통을 금지하고 대안 제시와 사과를 하지 않는 행동은 잘못됐다”면서 “오늘 농가들이 요구한 사항들이 관철될 때까지 1인 시위 및 단체 행동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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