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중호우와 태풍피해로 인해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농산물 값은 매년 그랬듯이 기상재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연초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농산물 수출문제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선 것 같은 느낌이다. 농산물 수출은 내수가격의 등락에 따라 막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올해 정부가 세운 농림축산물 수출목표는 총 21억1천5백만달러. 이는 지난해 16억8천달러보다 4억3천5백달러 높게 책정돼 있다. 품목별 수출목표에 있어 돼지고기만하향조정된 것 이외는 대부분 품목이 지난해 수준이거나 증가됐다. 그러나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올 1분기 가량을 남겨둔 지금, 수출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및 관계기관에선 이 목표달성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수출국인 일본의 농산물 풍작과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는 등 수출여건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수출업체들도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주저 앉을 순 없다. 농산물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과잉기조를 타개함으로써 우리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면 농림축산물 수출에 대한 관심과 도전이 필요하다.농림축산물 수출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비춰볼 때 단순한 수출목표에만 치우쳐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 대외환경 변화에 맞는 외국의 새로운 농산물 수출의 틈새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 위기를 돌파하는 것도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엔고현상으로 화훼수출이 활발했던 경험이 있고, 지난 8월 포도를 시험 수출한 데 이어 이달에 경기도 장호원의 황도 복숭아가 일본 단경기를 틈타 1백30여톤이나 수출된다는 소식이다. 농산물 수출상품 틈새시장 개척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수출되는 복숭아는 지금까지 신선도나 당도 등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됐으나 정부 및 산하기관, 협동조합 등이 함께 시장개척과 수출단지 조성에 적극 나서 대응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입국의 세밀한 정보수집을 통해 품목별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이 농산물 수출의 새로운 변화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지적응 상품개발비로는 신규 농산물 수출을 창출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예산 항목을 따로 책정해 보다 공격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아울러 수출가능한 품목의 집중적인 기술개발과 시설 구비, 그리고 수출농민들이 안심하고 최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 등 현장중심의 실질적 지원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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