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일본의 식민지로 조선인들이 짐승처럼 천대받던 시절에 조선일보사가 조선의 33인 학자들을 선출하여 백두산 등반을 할 때에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으로 선택되어 참가하였다.옛날이라 비닐로 만든 우장도 없었고 날마다 비를 맞고 올라갔다. 무선 전신기도 없어서 비둘기를 우리에 넣어 가지고 가서 신문 기사를비둘기 다리에 매어서 茂山으로 보내고 다시 기차편으로 서울로 보내어 신문을 만들었었다. 8월 장마철이라 매일 비를 맞으면서 원시림 밑의 물속을 헤치고 3일동안을 올라가는데 발바닥이 짓물러 두부처럼 되어 있었다. 의학 박사가 두 사람이나 따라갔었는데 짓무른 발을 치료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마지막 동네인 농사동에서 짐을 지고 따라온 짐꾼들의 발은 모두 보송보송하여서 놀랬다. 그 까닭을 물었더니 날마다 불을 피우고발을 쪼여 말린다는 것이다.박사들보다 앞선 문맹들이었다. 나는 그들 앞에 머리를 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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