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흥국(emerging markets) 소비시장이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 그룹은 세계 경제의 다음 성장 동력으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그리고 중국을 지칭하는 표현인 브릭(BRICs) 국가로 분류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브릭스 국가 중 G2 국가로 급성장한 중국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최대 소비처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중국 소비자는 미국, 유로존 국가와 비슷한 소비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 주택구입보다도 의류, 신발 등 일반 소비재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중국시장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불확실성을 갖고 있지만,‘세계시장의 블랙홀’14억명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40-50대 보다 20-30대 젊은 소비계층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제 중국시장을 새롭게 재해석할 시점에 왔다. 농산물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은 단일국가로는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 최대 농축산물 수입국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3년간 평균교역액은 약 52억불로 우리나라 핵심 교역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포착해 나가야 하는가 ? 키포인트는 중국 소비자의 소비경향에 대한 직관력과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첫째, 중국 특유의 소비경향에 맞는 농산물 수출품목의 상품기획이 필요하다. 인구 14억명이 갖고 있는 소비성향중 대표적인 문화가 꽌시(關係)와 선물이다. 중국인이 상품을 구매할 때 꽌시망(關係網) 속에 있는 친구, 친인척, 직장동료들로부터 브랜드 추천을 받는 다든가 명절, 생일, 관혼상제, 승진, 전보시 선물을 주고 받는 사실에 착안하여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품목을 커피, 비스킷, 라면 등 가공품 위주에서 화훼상품으로 확대 시킬 필요가 있다. 꽃이야 말로 꽌시(關係)문화에 아주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정부가 취한‘화환선물 규제’로 우리나라 난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다행히 중국에서 다육식물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점점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 두 가지 시그널을 바탕으로 또 다른 꽌시망(關係網) 개척이 요구된다.

둘째, 신소비계층을 겨냥 한 신상품 마케팅이 필요하다.“오늘을 즐기자”,“나는 나를 좋아한다”로 표현되는 소비계층이 있다. 이른바 1980년~1999년에 태어난 젊은 세대, 소위‘8090後’를 말한다. 이들은 중국 개혁개방 이후 경제적 사회적 혜택을 받고 성장해 온 세대라는 점에서  기성세대와는 뚜렷한 소비경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들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상품은 의류, 전자통신제품, 인터넷, SNS 등이고, 패션과 유행에 아주 민감하다. 앞으로 한국화훼상품을 빠르게 소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좋아하는 꽃 칼라, 모양, 품질을 지속적으로 조사하여 이 정보를‘8090後’세대에게 빠르게 전파해낼 수 있는 '화훼소비정보시스템' 구축과 마케팅지원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화훼무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FTA를 새롭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한·미, 한·EU 등 총 12건 50개국과 FTA 체결을 통해 국부창출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분야는 경제적 피해 정도가 여타 산업에 비교하여 상당히 크다. 이러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지만, 민감품목을 제외한 화훼상품 교역은 국가와 국가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무역이 활성화될수록 활발해 질 전망이다.

이렇듯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글로벌 화훼무역의 중심국가인 네덜란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KOTRA 현지무역관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강소국 네덜란드는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0.4배에 불과하지만 1인당 GDP가 약 4만8000달러로 그 경제적 위상은 상당히 큰 편이다. 세계 1위의 원예산업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원예작물 점유율이 24%이며, 화훼는 50%, 구근에서는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2위의 무역강국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원예산업이 성장한 배경에는 세계적인 알스미어(iaalsmeer) 화훼경매장을 중심으로 한 3억 5000만명의 유럽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이 우리나라도 유럽시장보다 4배나 큰 거대 중국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배후시장을 전략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 해법 가운데 해결의 실마리는 화훼상품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가장 유력한 화훼상품 교두보는 선인장과 난, 장미, 국화 글로벌 종묘센터와 수출단지를 하루 빨리 설치하여 진출하는 길 밖에 없다. 따라서 대한민국 수출효자, 화훼상품의 글로벌 지위와 세계시장 석권을 지속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시장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갖고 과감한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 생산자, 소비자 부문이 모두 힘을 합쳐 미래를 내다보고 경제전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진홍 박사/경기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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