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분야의 주요 품종인 난 산업이 기반 붕괴의 위기에 직면했다. 난 산업은 동양란과 서양란을 가리지 않고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 사실이다. 하지만 9월 28일 시행된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함께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같은 난 산업의 위기는 화훼산업 전반적으로 직면한 소비위축 피해와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인사철과 개업식 등의 선물용으로 각광받는 동양란의 경우 소비 중단이란 직격탄을 맞아 고사 직전에 몰렸다고 한다.

난 산업의 위기는 화훼공판장 경매가 매주 2회에서 1회로 축소되는 등 거래가 줄어드는데서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 양재동 화훼공판장 경매의 경우 연말 관공서, 기업체 인사와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가장 많은 수요가 몰리는 최대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경락가격 하락은 물론 유찰이 속출됐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12월 14일까지 전체 난 경매금액과 물량이 각각 26%, 17%나 줄었다고 한다. 목요일 경매는 각각 51%, 34% 감소해 이날부터 경매가 잠정 중단됐다.

이에 따라 난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정확한 가이드라인 제시와 적극적인 홍보다. 현행 규정상 ‘업무상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으면 5만원 이하의 난 선물은 허용된다’고 하지만 관공서는 물론 일반 기업체에서도 난을 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아예 정문에서부터 난 반입을 거절할 만큼 심각하다. 난을 비롯한 화훼는 외부에 드러나는 만큼 선물을 받는 입장에서 부담스러워 아예 거절하는 것이다. 화훼농가들은 따라서 ‘이권 청탁이 아닌 승진 인사나 전보 등에 대해서는 꽃 선물을 허용한다’는 명확한 발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권익위의 시급한 조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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