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성 호수돈 여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에 어떤 부호가 별로 큰업적도 없이 자기 동상을 큰 돈을 들여서 세워서 시민들의 비웃음을 받았다. 개성사람들은 그 동상을 똥상이라고 불렀다. 오늘 우리 사회에는 똥상이 없어야 하겠다. 최근에 내가 어느 신문에서진도개의 동상을 세운다는 기사를 읽고 깊은 감회를 누를 수가 없었다. 그기사의 내용은 진도의 어느 농가에서 개를 기르다가 생활이 어려워서 충청도의 어떤 사람에게 팔았는데 몇달 후에 그가 진도의 옛 주인 집을 찾아와서 너무도 고생을 하여 죽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너무도 감동하여 돈을 모아 그 개의 동상을 마을앞에 세우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세상 인심이 사막처럼 황량한 시대의 한낱 짐승인 개의 죽음 앞에 머리가수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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