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팜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2014년부터 본격 추진한 스마트 팜은 시장개방화와 고령화 및 영세한 영농규모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여 미래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 취지다.


정부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첨단농업을 실현하는 취지에서 2017년까지 보급목표를 설정했다. 우선, 농산물 수출 등 경쟁력 제고가 기대되는 분야부터 집중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농업에서 스마트 팜은 그동안 시설원예에 집중됐다. 정책 추진 이후 축산과 과수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인다. 그동안 보급은 2013년 이전 345ha였으나 스마트 팜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2015년 시설원예 신규 364ha와 축산 156호에 보급됐다.

올해는 연초에 시설원예 600ha와 축산 200호 보급을 목표로 제시했다. 정책 추진결과 인식개선 등에 힘입어 시설원예 1077ha와 축산 234호를 보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내년에는 시설원예 신규 2631ha를 포함해 총 4000ha 보급을 목표하고 있다. 축산도 내년도 신규 보급 344호를 포함한 총 730호의 스마트 팜을 보급할 계획이다.


#올해 주요성과
정책추진 3년차 신규보급 가속
권역별 현장지원센터 기술지도


스마트 팜 정책추진 3년차를 맞아 신규보급을 가속화하면서 농가 운영성과를 제고하는데 주력한 한해였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스마트 팜 확산을 가속화하고,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사후서비스(A/S) 차원에서 정부 보급사업 참여 시 품질보증을 의무화하고, 스마트 팜 통합 콜센터(1522-2911) 및 불만제로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밴드를 개설했다. 또한 10개 권역별 현장지원센터를 통해 기술지도와 사후관리에 나섰다.

교육은 도입단계부터 농가 수준에 맞춰 체험형 실습교육장을 올해 21개로 늘리고, 첨단교육장 3곳을 지정했다. 홍보는 품목·시설수준·규모별 선도모델 60개를 발굴하고, 11개 유형화로 일반 농가들이 쉽게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사례집을 배포했다.

또한 협업 차원에서 SKT, KT와 협력해 스마트 팜 설치 농가에 대해 2년간 데이터 비용을 면제하고, 상설교육을 확대키로 했다. 민간자본 다양화를 위해 5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고, 크라우드 펀딩 농식품 전용관을 개설해 통합 홍보에 나섰다.

특히 핵심기기 표준화로 온·습도, 이산화탄소(CO2) 등 센서 13종에 대한 단체표준을 등록시켰다. 단체표준은 생산자모임인 협회와 학회, 조합 등에서 자발적으로 제정한 규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형 스마트 팜 개발을 위해 비닐온실 모델에 대한 현장실증에 이어 유리온실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시설원예 1077ha와 축산 234호를 신규 보급하는 등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시설원예의 경우 ICT장비 중심으로 시설을 업그레이드 지원하는 한편 수출전문 스마트 팜 온실 신축사업을 신규 도입했다.

수출전문 스마트 팜은 10ha(100억원)이다. 축산은 지난해 양돈·양계에 이어 올해 젖소와 한우로 지원 축종을 확대했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 팜 도입 농가의 생산량이 27.9% 향상돼 목표치인 27%를 넘었다. 고용 노동비도 15.9%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팜 농가 성과분석
단위면적당 생산성 27.9% 향상
고용노동비용 평균 15.9% 감소


서울대 산학협력단을 통해 스마트 팜 도입 농가 226호를 대상으로 분야별·지역별 비례 배분 할당에 따라 유효표본 84호에 대해 시행됐다. 분석결과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절감 및 재해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의 경우 스마트 팜 도입 후 단위면적 당 27.9% 향상됐다. 스마트 팜 활용기간이 길수록 생산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와 함께 노동력은 줄었다. 자가 노동시간이 연간 278시간에서 234시간으로 15.8% 줄었고, 고용노동비용은 평균 15.9%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설원예의 원격제어가 가능해 직접 농장을 찾는 횟수가 줄고, 과학적 관리로 질병을 예방해 병해충 방제 시간 등을 단축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생산성 지표인 1인당 생산량은 평균 40.4% 증가해 단위면적당 생산량 증가율보다 높았다.

특히 병해충 및 질병 발생 횟수도 평균 53.7% 감소하고, 피해액은 57.3% 줄어 그만큼 농가의 경영위험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 조사(7점 척도)에서도 ‘자가 노동절감(평균 6.1점)’과 ‘농업경영 도움(5.8점)’이 높게 나타났다. 스마트 팜 ‘추천의향(6.1점)’과 ‘시설확대 의향(5.8점)’도 높았다.

축산분야는 스마트 팜 도입 후 분만율 2.5% 증가와 돼지출하 시 상등급(A, B) 출현율 6.9% 증가, 사료비 9.2% 절감, 고용 노동비 6.6% 절감, 질병발생 피해액 43.9% 절감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2017년 계획
저렴·성능 좋은 한국형 모델 개발
유통·수출 관련사업 우선 지원도


내년에는 스마트 팜 보급과 운영성과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데이터 기반의 정밀·과학영농 및 첨단농업 확산의 거점 마련에 나선다. 이를 위해 농가의 초기 투자비용 완화 차원에서 모태펀드, 크라우드 펀딩 등 민간투자 플랫폼의 조기 활성화를 추진한다. 또한 농가 재배기술과 ICT 활용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을 확대하고, 농업기술센터와 ICT업체 참여의 현장지원센터 사후서비스(A/S)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저렴하고 성능이 우수한 한국형 모델을 개발해 농가의 시설투자비 부담을 완화하고, 보다 쉽고 편리하게 스마트 팜을 활용토록 지원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국화, 파프리카, 딸기, 돼지에 대한 빅데이터 기반의 생육모델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농진청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생육 및 환경정보 등 빅데이터를 기업·연구기관과 지속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생산성능을 높이는 한편 유통·소비 등 다양한 스마트 팜 모델 개발에 나선다. 노지 밭작물 모델 추가 개발과 수직농장 실증 조성 본격화 등이다. 수직농장은 3개소를 시범 구축할 방침이다. 유통 등으로 스마트 농업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ICT 모델 개발과제 발굴 및 현장실증을 추진한다.

다음은 규모화 된 스마트 팜 운영 농가와 법인 등에 대한 유통 및 수출관련 사업의 우선 지원이다. 유통은 산지유통시설(APC) 건립과 저온저장고·저온유통체계 구축사업 등을 지원하고, 수출은 수출자금·컨설팅·전문단지, 해외 판촉행사, 바이어 초청 등이 해당된다.

이와 함께 핵심기자재 표준화와 품질보증제 보완 등을 통해 관련 산업계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동반성장 유도에 나선다. 표준화는 시설원예의 경우 관련 센서기 22종에 대한 단체표준을 정보통신협회(TTA)에 등록한다. 축산의 경우 표준규격 마련을 위한 포럼을 발족하고, 센서 등 측정 장치와 사양관리장치 등을 등록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김두회 평택 오이농가
“일손 덜었지만 생산성 높아지고 시간적 여유 생겨”

▲ 김두회 농업인이 스마트 팜을 도입해 재배하는 오이의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스마트 팜 도입 이후 생산성 향상은 물론 일손을 덜 수 있는데다 일과 후 시간적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경기 평택에서 시설하우스 오이를 재배하는 김두회 농업인(46)은 “오이 농사는 하우스 온도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며 “하우스 자동개폐를 통한 온도조절 등을 위해 스마트 팜을 도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이농사 규모는 시설하우스 12연동(8926㎡, 2700평)으로 지난 2011년 스마트 팜을 도입했다. 김 씨는 “오이는 3~4월이 성수기로 이때 가장 많은 오이를 수확해야 소득도 높다”며 “이를 위해서는 하우스의 온도관리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오이 생육에 가장 적합한 하우스 온도는 25~28℃로 최저 13℃ 이상은 유지돼야 한다. 땅의 온도는 15~18℃가 적합하다. 온도 관리를 위해 전체 시설하우스 모서리 4곳 천창에 온도계를 설치해 전체적인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온도변화에 따라 하우스 상태를 점검함으로써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김 씨는 “봄 작기인 1~6월 사이 적합한 생육 조건을 맞추려면 하루 종일 하우스에 상주하며 일기변화에 따라 하우스 개폐에 매달려야 했다”며 “하지만 스마트 팜 도입 이후 컴퓨터에 데이터 값을 입력해 외부에서 자동 개폐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ICT 장비는 메인제어 함과 컴퓨터 설비, 지온·지습계, 무선·유선온도계, 습도계, CO2측정기, 풍향·풍속·풍상계, 일사계 등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온습도 관리다.

스마트 팜 도입 이후 생산량은 연간 180톤 정도로 도입 전에 비해 6.6% 정도 늘었다. 김 씨는 특히 “스마트 팜 도입 농가가 컴퓨터에 입력한 데이터 값에만 의존해서는 농사를 망칠 수 있다”며 “직접 하우스 내부를 점검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절해야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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