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성익(사진 왼쪽) 씨가 써니트 품종을 농장을 방문한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겨울철 대표 과일 가운데 하나인 감귤. 지난해 가격 하락으로 농가들의 어려움이 컸던 품종 가운데 하나다. 최근 이 감귤 산업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신품종 도입으로 침체돼 있는 감귤 산업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주최하고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후원한 ‘경매사와 함께하는 신품종 감귤 개발 협의회’가 지난 15~16일 제주 컨싱턴리조트와 감귤연구소에서 진행됐다. 이번 협의회는 감귤 신품종의 품질평가와 신품종의 조기 시장정착을 위해 도매시장 경매사들로부터 의견을 듣고자 마련됐다.

노지재배부터 미니품종까지
총 7개 제품 선보여

한라봉보다 색택 뛰어나고
산도 일찍 빠져 주목
수세 좋아 맛 좋을 것 기대도


▲신품종 동향은=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출하할 수 있는 신품종을 개발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 이번 평가회에서 소개된 품종은 총 7개 종이다. 기존 품종과 차별화된 노지 재배 품종에서부터 미니 품종 개발 동향을 반영한 품종까지 다양했다. 또한 기존 한라봉과의 차별화를 꾀한 품종도 소개됐다. 이들 품종들은 기존 감귤이 갖고 있었던 껍질을 제거하기 어려웠던 단점이나 식감 등을 개선해 다양한 감귤을 맛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도매시장 경매사들의 눈길을 끌었다.

▲경매사들 반응은=평가회에 참석한 도매시장 경매사들은 감귤 신품종이 시장에 정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출하 박스에 품종 표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아무리 신품종이 개발되고 산지에서 재배면적이 확대된다고 해도 정작 소비지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결국 소비자들에게도 신품종이 각인되기 어렵다는 뜻에서다.

고태호 서울청과 과장은 “신품종이 출하가 될 경우 송품장과 박스에 표기를 해 줘야 한다. 품종 표기는 사과와 배는 보편화돼 있고, 특히 복숭아는 품종을 표기하지 않으면 아무리 맛이 좋아도 중도매인이 가격을 높게 부르지 않는다”며 “신품종을 출하 박스에 표기하는 것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영환 부산 동부청과 부장도 “출하 박스에 품종을 표기하지 않으면 신품종을 구분할 수 없다. 당장 기존 품종에 비해 당도 등에서 떨어질 수 있겠지만 향후에 우위에 올라설 수도 있다”며 “품종별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산지에서 준비를 해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평가회에서는 당장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품종도 선보였다. 다만 기존 품종이 출하되는 시기와 맞물리지 않도록 출하시기 조정이 필요하거나, 완숙이 되지 않은 채 시장에 출하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성오 동화청과 팀장은 “일부 품종은 당도는 좋다. 다만 출하시기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며 “같은 시기에 신품종이라고 출하가 되면 시장에서 제대로 알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고길석 서울청과 부장은 “올해 감귤 시세가 좋은 이유는 기후의 영향도 있지만 농가들의 의식이 개선됐다고 생각된다. 과거에는 나무에서 익지 않은 감귤을 따서 출하도 하고 했지만 올해는 나무에서 제대로 익은 것을 따 출하했기 때문”이라며 “신품종의 경우 색택은 좋지만 맛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점도 있다. 겉과 속이 모두 만족스러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품종 농가 선호는=한라봉을 대체할 신품종인 써니트를 재배하고 있는 현성익(60) 씨는 직접 써니트를 개발한 장본인이다. 현 씨의 농장에서 한라봉 변이를 발견해 육성한 것이 써니트다. 현성익 씨는 “한라봉 재배면적이 늘면서 반대로 품질이 저하된 단점이 있다”며 “써니트를 통해 한라봉의 명예를 되찾고자 한다”며 신품종 도입의 배경을 밝혔다.

써니트에 대한 주변의 평가도 좋다. 육안으로 보기에 한라봉에 비해 색택도 좋고, 산도 일찍 빠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세도 좋아 일반 한라봉에 비해 맛도 좋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 씨는 “신품종을 도입하는 것은 사실 모험일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고품질의 감귤 생산을 위해서는 현재의 품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신품종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윤수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박사는 “감귤 신품종을 도입하려는 농가들이 꽤 있다. 이유는 기존 품종과 차별화를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이에 감귤연구소는 신품종 시범포와 실증포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위태석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박사는 “감귤 신품종 평가회를 올해 처음으로 산지인 제주에서 개최했는데 내년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시장에서 원하는 품종 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끝>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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