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의 특산물인 딸기가 본격 수확 철을 맞아 소비자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산청 딸기의 유통·판매 활성화는 현지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이 출자한 농업회사법인 ㈜조이팜과 CJ 프레시웨이가 참여하고 있다. 조이팜 소속 농가에서 수확한 딸기를 전량 CJ에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농가에서는 출하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는데다 CJ 프레시웨이도 안정적 구매처를 확보함으로써 상생협력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확 딸기 전량 CJ프레시웨이 납품
계약재배로 안정적 농가소득 보장
딸기 단단해 전국 유통에 최적


(주)조이팜과 CJ 프레시웨이의 상생협력 사업은 2011년부터 본격화됐다. 수확한 딸기의 안정적 출하처를 찾던 조이팜이 CJ 프레시웨이를 방문해 납품계약을 체결하면서 물꼬가 트인 것이다. 당시 산청군이 나서 조이팜과 CJ 프레시웨이가 참여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공급이 시작됐다.

이부권 ㈜조이팜 대표(46)는 “산청 딸기의 출하 확대를 위해 2011년 CJ 푸드빌을 찾아가 납품상담을 했는데 당시 CJ의 농산물 통합구매 업무가 프레시웨이로 일원화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고 회고했다.

보통 딸기는 수확 후 선별을 거쳐 대과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 출하되고 작은 것은 잼, 주스 등의 가공용이나 케이크 장식용 등으로 유통되거나 폐기된다. 조이팜은 프레시웨이를 통해 케이크 장식용으로 공급함으로써 출하의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올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경남도 등의 행정기관과 연계한 상생협력 협약(MOU)을 체결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성장의 전기를 맞았다. 지난 6월 ㈜조이팜과 CJ 프레시웨이, 산청군 딸기연합회, 농식품부, 경남도, 산청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경남지역본부, 농협경남지역본부, ㈜경남무역 등이 참여하는 ‘산청군-CJ 프레시웨이 동반성장 협약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번 협약은 ‘산청 딸기의 유통·판매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협약을 통해 산청 딸기의 품질 고급화와 안정적 수급을 꾀하는데 취지가 있다.

협약에서 CJ 프레시웨이는 산청군에서 생산된 고품질 딸기를 적극 구매하고, 구매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산청 딸기의 국내 판매를 촉진한다고 규정했다. 농업회사법인 ㈜조이팜은 산청군 딸기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생산협의체를 구축하고, 농가 계약재배를 통해 딸기를 매입함으로써 안정적 농가소득을 보장하는데 노력키로 했다.

산청 딸기 구매를 담당하는 임희택 CJ 프레시웨이 부장은 “조이팜에서 공급하는 산청 딸기는 지난 2013년 연간 30억원 미만에 그쳤으나 지난해 40억원으로 증가했다”며 “구매 물량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출하 농가의 소득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CJ 프레시웨이는 계열사인 베이커리 뚜레쥬르와 커피 전문점 투썸프레이스, 외식업체 빕스 등에 연중 딸기를 공급한다. 딸기 수요는 일반 식자재용과 케이크 장식용이 가장 많다.

임 부장은 “연중 일정 물량의 딸기를 안정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겨울딸기는 산청의 조이팜에서 전량 구매하고, 여름딸기는 고랭지인 삼척에서 공급받는다”고 설명했다.

산청 딸기는 10월 말부터 출하되는데 초기 대과를 지나 11월 중순 이후 케이크 장식용에 적합한 딸기가 본격 출하돼 인기가 높다. 임 부장은 “산청 딸기는 산지 일교차가 커 단단한데 전국 유통에 가장 적합하다”며 “조이팜 농가도 조직화가 잘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식자재 시장에서 딸기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품목으로 평가받는다. 임 부장은 “케이크 장식용 딸기의 경우 월 평균 4만 팩(1팩 300g)을 공급하는데 수요가 연중 가장 많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경우 10만 팩을 추가로 납품한다”고 전했다.


●현장 사례/(주)조이팜
“딸기농사 15년 이상의 베테랑 농사꾼 참여”

원하는 규격대로 고품질 딸기 공급
동남아 등 수출시장 확대에도 주력
내년엔 전체 취급물량 1500톤 계획

▲ 경남 산청의 농업회사법인 ㈜조이팜 직원들이 수확 철을 맞아 CJ 프레시웨이에 납품되는 딸기를 포장하고 있다.

경남 산청의 ㈜조이팜은 딸기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이 출자한 농업회사 법인이다. 지난 2011년 친환경 인증을 받은 11명의 딸기 농가가 참여해 시작했다. 출자는 1구좌 1만원으로 정회원의 경우 30구좌(30만원)가 기본이다. 이부권 ㈜조이팜 대표는 “무농약 이상 친환경인증 농업인을 중심으로 딸기의 유통 차별화 차원에서 시작했다”며 “이후 GAP인증과 일반 재배 농업인을 포함한 준회원으로 참여의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CJ의 공급물량 증가와 함께 GAP인증을 포함한 일반 농가의 참여를 확대한 것이다.

현재 친환경인증을 받은 정회원 17농가와 준회원 50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모두 딸기 농사 15년 이상의 베테랑 전문가들이다. 이 대표는 “산청은 지리산을 끼고 있는 내륙으로 일교차가 커 딸기의 육질이 단단해 저장기간이 길고 당도가 높아 소비자 선호도 좋다”고 자랑했다.

재배면적은 사업시작 초기 9만9174㎡(3만평)에서 현재 65만2900㎡(50만평)으로 증가했다. 딸기 출하량은 초기 100톤에서 현재 1000톤으로 10배나 늘었다. 품종은 매향과 설향, 산타 등 3종으로 모두 국내에서 개발한 것이다. 비중은 설향이 50%로 가장 많고, 매향과 산타가 각각 25%이다.

유통은 내수와 수출로 구분된다. 내수의 경우 2011년 회사 출범과 함께 CJ 프레시웨에 집중 납품하고 있다. 비중은 50%로 연간 500톤을 공급한다. 이와 함께 친환경인증 딸기는 풀무원 친환경매장 ‘올가’에 100톤 정도 꾸준한 거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CJ 프레시웨는 회사의 근간을 유지하는 가장 큰 거래처이자 겨울딸기 주력 협력 업체로서 발주처에서 원하는 규격의 고품질 딸기를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이팜은 최근 수출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시작한 수출은 올해 400톤 정도로 동남아 시장에 집중된다. 베트남을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대만, 캐나다러시아 등으로 넓히고 있다. 국내 수출 대행업체는 물론 직접 현지 바이어 직거래 비중도 높일 방침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9월 정부가 주최한 ‘제2회 농식품 상생협력 경연대회’에서 농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산청 딸기 생산농가의 안정적 수요처 확보와 유통·판매에 협력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조이팜은 내년에 딸기 전체 취급물량을 1500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수 공급량을 800톤으로 늘리는 한편 수출도 신규시장 개척 등을 통해 700톤까지 높인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딸기 통합브랜드 ‘베리굿’ 활성화에 나선다”며 “산청 생초에 65만2900㎡(50만평) 규모의 딸기 수출전문단지 ‘월드 베리랜드’ 조성을 추진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산청군 신안면에서 30년째 딸기 농사를 짓는 이정환 농업인이 수확할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정환 조이팜 생산자연합회 대표
“조이팜에 딸기 공급한 후로 수익성 높아져”

공동선별·포장, 출하로 노동력 절감
전량 자가육묘로 병치레 없이 튼튼


“딸기는 육묘 기술이 90%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산청은 30년 이상의 재배역사를 자랑할 만큼 농업인들의 재배 노하우가 풍부해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 수확하고 당도도 높습니다.” 산청군 신안면에서 30년째 딸기 농사를 짓는 이정환 조이팜 생산자연합회 대표(59)는 “지난 2011년 조이팜 출범 당시 100구좌(100만원)를 출자해 참여했다”며 “지금은 300구좌로 늘렸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특히 “조이팜 출범 이전에는 인근 45농가가 참여하는 신안딸기작목반을 구성해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에 납품했는데 농가 개별수확과 포장, 출하로 일손이 부족한데다 운송비 등의 생산비 비중도 부담됐다”며 “이에 반해 조이팜에 딸기를 공급한 이후 일손부족을 덜 수 있는데다 비용부담이 낮아져 그만큼 수익성도 높다”고 자랑했다.

농가에서 딸기를 수확한 다음 조이팜에 납품하면 여기서 공동선별·포장을 거쳐 출하되므로 개별 농가의 추가 노동력이 절감된 것이다. 이 대표는 “딸기는 수확철 일손이 많이 필요한 작물인데 자가 유통의 경우 수확·선별·포장을 위한 인력을 구하는 것이 관건이어서 대규모 경작이 어렵다”며 “조이팜에 공급하면서 별도의 인력 없이 가족의 힘으로 농사지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농장규모는 5290㎡(1600평)으로 8개 연동 하우스다. 30년 경력의 재배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토경에서 2010년 고설 재배로 바꿨다. 토경은 땅에 앉아 작업하므로 힘들지만 고설은 서서 작업하는 편리함을 고려했다. 품종은 산타가 3966㎡(1200평)으로 주력이고, 매향은 1322㎡(400평)이다. 전량 무농약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생산량은 연간 평균 30톤 정도이다.

산청 딸기는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배지역의 일교차가 큰데 따른 영향이란다. 당도는 평균 10~12브릭스로 최고 14~15브릭스까지 올라간다. 이 대표는 “기계적 당도 측정으로는 다른 지역과 비슷하지만 산청 딸기는 신맛이 낮아 실제 입맛으로는 당도가 높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한 “딸기는 육묘 기술이 중요한데 육묘가 튼튼해야 병치레가 없고 안정적 수확을 보장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전량 자가 육묘로 재배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한 “‘설향’ 품종의 경우 분화가 잘되는데 과가 크고 단단해 인기가 높다”고 자랑했다.

산청딸기는 매년 10월 중순 첫 수확하는데 다른 지방에 비해 1달 정도 빠르다. 이 대표는 “딸기 수확이 빠른 것은 촉성재배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딸기를 정식한 후 처음 꽃이 피는 정화방을 강제 분화해 빨리 개화시켜 수확을 앞당기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끝>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