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산업계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과 자연재해, 수산물 소비 감소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 해로 기억된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보다 못한 연평도 어민들이 직접 중국어선을 나포한 사건부터 이상고온에 따른 양식어류 집단 폐사, 미세먼지 파동과 콜레라 발생에 따른 수산물 소비 급감까지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났다. 올 한해 수산업계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 현대화된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첫 경매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이로써 지난 45년간 사용돼 온 구경매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 현대화 된 노량진수산시장
일부 구시장 잔류상인과 마찰음


3월 16일 오전 1시, 현대화 된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첫 경매가 이뤄졌다. 첫 낙찰자는 208번 중도매인으로 오징어 한 상자 당 5만7000원을 불러 첫 거래가 성사됐다. 그러나 현대화시장 개장 한 달이 채 안 돼 현대화시장으로 입주를 거부하던 상인비상대책위 간부 김 모씨가 수협노량진수산 관계자와 경비업체 직원 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충격이 있었다. 3월부터 현대화시장이 본격 운영에 들어갔지만 아직도 일부 구시장 상인들은 이전을 거부하고 있으며, 수협은 구시장 잔류상인들을 상대로 명도소송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 대중국 수산물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할 ‘위해수협국제무역유한공사’가 4월 27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2 중국 내 위해수협 개소
국내산 수산물 중국으로 직수입


수협중앙회는 4월 27일 중국 산동성 위해시 동산호텔에서 ‘위해수협국제무역유한공사(위해수협)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국내 수산식품업체 등에게 시장 정보제공 역할을 하는 무역사무소는 상해와 청도에 각각 설치돼 있지만 수익사업을 벌이는 영리법인이 설립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위해수협은 국내산 수산물을 중국으로 직수입해 온·오프라인 시장에 판매하는 동시에 일반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 수산식품 수입대행을 맡는 등 대중국 수산물 무역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한국 수산식품 전시회 등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통해 중국 시장 판매 채널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3 한·일 어업협상 결렬
협상 결렬 이후 갈치 어획량 급감


한·일 어업협상이 결렬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우리 측 어선의 조업이 금지됐다.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일본 동경에서 열린 2016년 어기(2016년 7월 1일~2017년 6월 30일) 한·일 어업협상 제2차 소위원회에서 양 국이 조업조건 등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 선망어선과 연승어선은 일본 EEZ 내 대마도 주변 어장과 동중국해 주변 어장 등에서 고등어와 갈치를 주로 어획하고 있다. 협상 결렬 이후 갈치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태며, 어업인들은 원거리로 조업을 나가면서 각종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4 중국어선 불법조업
서해 NNL 부근에 경비함정 추가


우리나라 해역에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끊이지 않자 지난 6월 연평도 어민들이 중국어선을 직접 나포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돼 7월 19일에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중국어선 불법조업 근절 대책 및 서해5도 어업인 지원방안’이 발표됐다. 정부가 합동으로 내놓은 대책을 보면, 서해 NNL 부근에 경비함정을 추가 배치하고, ‘중국어선 단속 기동 전단’을 운영하는 한편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전담할 수 있는 TF팀을 국민안전처에 신설하며,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 고등어 미세먼지 파동에 이어 질병관리본부가 콜레라 발생 원인을 오염된 해수로 지목해 수산물 소비가 급감하자, 수협중앙회 임원진이 질병관리본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5 고등어 미세먼지 파동
수산물 부정적 인식 확산 냉가슴


지난 5월 환경부가 ‘주방 요리 시 실내 공기 관리 가이드’를 소개하면서 고등어 조리시 초미세먼지가 ‘매우나쁨’ 기준치를 초과해 발생한다는 내용을 넣어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내몰렸다. 실내 공기 관리를 위해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지만 고등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등어 소비가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고등어 미세먼지 파동에 이어 지난 8월에는 말 거제 지역에서 콜레라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수산물 소비가 급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콜레라 발병 원인을 오염된 해산물과 해수로 지목했기 때문인데, 이에 수협중앙회 등 수산업계에서는 콜레라의 감염경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수산물이 발병 원인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발표가 있었다며 질병관리본부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 올 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상 고수온에 따른 양식장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도 및 도의회 관계자들이 폭염 피해를 입은 통영지역 해상가두리 양식장을 둘러보고 있다.

#6 이상 고수온 피해 속출
적조까지 겹치면서 피해 눈덩이


올 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양식장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연안 수온이 30℃까지 상승하는 이상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남해안 연안은 물론 충남 서산과 태안 등 서해안 지역까지 양식장 피해가 확산됐다. 경남도에서만 약 540만여 마리의 양식어류 폐사가 일어났다. 여기에 고수온에 따른 적조까지 겹치면서 어류는 물론 전복 양식장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런 가운데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의 경우 올해부터 고수온 피해가 특약사항으로 변경돼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7 남해안 EEZ 골재채취
수산동식물 산란장·서식장 파괴


남해 EEZ(배타적경제수역)에서의 바다모래 채취를 중단하라는 어민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2008년부터 이곳에 골재 채취가 이뤄지면서 최대 90m까지 바다 속 웅덩이가 파이는 등 수산동식물의 산란장과 서식장이 파괴됐다는 게 어민들 주장이다. 특히 남해 EEZ에서의 골재 채취 허가기간은 당초 올해 8월말까지였으나, 골재 수급 불안을 이유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허가기간이 연장된 상태로, 10월 17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선 한국수산업총연합회가 주최한 집회도 개최됐다. 해수부는 이 해역에 대한 피해조사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8 세계 최초 명태 완전양식 성공
동해안 명태자원 회복 기대 고조


지난 10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완전양식 기술은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생산·부화시켜 키운 어린 명태를 어미로 키워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순환체계 구축을 의미하는데, 일본도 명태 1세대 인공종자 생산에 그치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로 그동안 포획이 어렵고 생존율도 낮은 자연산 명태 어미가 아닌, 인공종자를 생산·방류함으로써 동해안 명태 자원 회복과 양식산 명태 공급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수부는 강원도 등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참여기관과 명태 완전양식기술을 공유하는 한편, 명태 종자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시설을 확충해 명태 종자 대량 생산을 추진할 예정이다.
 

▲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가 11월 3일 창립총회를 갖고 여성어업인 권익대변에 나섰다.

#9 여성어업인연합회 창립
여성어업인 구심점 ‘권익 대변’


11월 3일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회장 신황숙)가 창립총회를 갖고 여성어업인의 역량 결집과 권익 대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립 취지문에서 ‘그동안 여성어업인은 어촌경제 발전과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왔으나, 여성어업인의 구심체 부재로 그 역할과 노고를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여련은 앞으로 △어업 및 어촌사회 발전 비전 제시 △여성어업인간 연대의식 고취와 구심점 역할 △여성어업인 삶의 질 향상 △수산자원 관리 및 어촌 정주여건 향상 △교육 및 후계양성 등을 강령으로 삼아 각종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12월 1일 수협중앙회 독도홀에서 열린 수협은행 출범식에서 참석 내빈들이 수협은행의 새 출발을 알리는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10 수협은행 새 출발
4년 여 진통 끝에 자회사로 분리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 자회사로 분리돼 1일 새롭게 출범했다. 수협중앙회의 사업분리가 이뤄진 것이다. 수협의 사업분리는 국제적 금융기준을 맞추기 위함으로 사업분리를 통한 자본금 확충이 이뤄졌다. 다만 사업분리를 위한 법안 개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4년 전부터 사업분리를 위한 수협법 개정안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세월호 문제 등으로 국회 공전이 거듭되면서 수협법 개정안의 19대 국회 처리여부가 불투명했던 것. 이에 한국수산업총연합회가 서명운동을 펼치고, 수협중앙회 임직원이 전방위적 노력을 펼친 결과 지난 5월 가까스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독립법인이 된 수협은행의 자본금은 기존 1조1500억원에서 약 2조원대로 늘어났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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