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주요 도매시장 과일 경매사들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남해출장소에서 신품종 키위 맛을 보며 시장 정착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2세대 골드키위(참다래)인 골드원과 감미가 높은 녹색과육 감록 등 국산 신품종 키위가 세계 키위 시장을 주무르는 뉴질랜드 키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난 12~13일 국산 키위 품종 탄생지인 경남 남해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남해출장소와 경남 사천의 키위 농가에서 진행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상품개발을 위한 경매사와 함께하는 신품종 개발 협의회’에선 국산 신품종 키위의 산지 및 시장 정착 가능성을 타진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가 주최하고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가 후원한 이번 협의회에서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보면 국산 신품종 키위의 도전이 의미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빨간 골드품종 ‘레드비타’
껍질째 먹는 ‘스키니그린’
다각적 홍보사업 추진을


▲주목할 만한 신품종 키위는=국내 유일의 키위 육종 전문가인 곽용범 남해출장소 연구사에 따르면 1984년부터 육종을 시작한 이래 올해 현재까지 국산 키위 개발 품종은 21종이 있다. 이중 2011년 이후 10개 품종이 육종됐다. 2010년 이전까지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교훈삼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신품종 키위가 2011년 이후 본격 선보였다.

대표적인 신품종이 ‘골드원’이다. 골드원은 꽃 솎기 노력이 적게 들어 인력난을 겪고 있는 농촌 현장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숙기는 10월 하순으로 과중이 130g에 이를 정도로 키위류 중에선 대과로 꼽힌다. 지난해 실증재배를 통해 올해부터 농가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시지 않고 달콤한 녹색 과육인 ‘감록’도 주목해야할 신품종이다. 10월 하순이 숙기인 감록은 농가 간 품질 편차도 적다. 감록의 경쟁 상대는 현재 시장의 주 품종인 뉴질랜드의 헤이워드다. 헤이워드의 숙기가 11월 중순에 당도는 13.4브릭스인데 반해 감록은 숙기도 20일 가까이 빠르고 당도도 18.8브릭스에 이를 정도로 헤이워드와 시장에서 경쟁할 때 충분히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년부터 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또 다른 신품종인 레드비타와 스키니그린은 각각 소비 트렌드인 기능성과 편리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레드비타는 빨간 골드품종으로 숙기는 10월 상중순이며 비타민C가 다량 함유된 기능성 키위다. 대추형방울토마토와 비슷한 크기에 형태를 띤 스키니그린은 껍질이 얇아 껍질째 식용이 가능하다. 숙기는 10월 중순으로 크기도 작아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신품종 키위다.

곽용범 연구사는 “기존 뉴질랜드 품종은 국내에서 재배 시 11월 15일은 돼야 수확이 적기지만 이때는 서리가 찾아와 일찍 수확할 수밖에 없다”며 “반면 국산 신품종 키위는 숙기가 늦어도 10월 하순이면 끝나 국내 재배에 적합하다. 여기에 높은 당도에서부터, 기능성, 편리성 등 소비트렌드에 부합한 다양한 신품종을 통해 농가 소득 향상을 도모하려 한다”고 밝혔다.

▲경매사들의 신품종 평가는=이번 신품종 평가에 대해 전국의 도매시장 과일 경매사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서울 가락시장의 최용선 서울청과 경매사는 “시식을 해보니 감록의 경우 당도와 산도 비율이 정말 좋다. 다만 크기가 조금만 더 크며 더 좋았을 것 같고 당도가 높으니 저장성이 약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의 개선도 필요할 것 같다”며 “미니과이자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스키니그린은 새로운 걸 찾는 소비트렌드와 잘 부합할 것 같다”고 평했다.

대구도매시장의 최용화 대구중앙청과 경매사는 “레드비타의 경우 아직 시장에 많이 없는 붉은색 과육이라 이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능성을 내세우면 특정 소비 구매계층이 분명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보의 중요성 등 전반적인 신품종 키위 산업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광주 서부시장의 윤삼일 호남청과 경매사는 “뉴질랜드 제스프리의 경우 국내에서 소비지 시장을 돌며 사업설명회 등 다각적인 홍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반면 국산 키위는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웠다”고 전했다. 조현준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사는 “딸기의 소비는 매년 꾸준한데 그 이유를 보니 아이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라며 “키위 자체가 다양한 기능성 물질도 함유돼 부모들도 좋아할 수 있어 앞으로 아이들의 입맛을 공략하면 시장에 더 빨리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경남 사천의 한 신품종 키위 재배 현장을 찾은 경매사와 농진청 관계자들이 재배 농민으로부터 신품종 키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신품종 재배 농가 반응은=경남 사천에서 국산 키위 실증 재배를 하고 있는 김동섭 실안키위농원 대표는 지난해부터 골드원과 감록 등 국산 키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17년간 감 농사를 짓다 8년 전 키위로 작목을 전환했고, 최근엔 국산 신품종 재배까지 하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키위 농사는 감 농사보다 수확 인력이 절반도 필요치 않아 인력이 부족한 농촌 현장에 제격이고, 이 중에서도 국산 신품종 키위는 그동안 재배했던 뉴질랜드 등의 키위에 비해 영양제를 안쳐도 이른 시기에 수확할 수 있어 농사짓기 수월할뿐더러 당도도 높게 나온다”며 “보통 국내 재배 키위가 뉴질랜드 키위가 들어오지 않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출하가 이뤄지는데 저장 기술만 확보되면 뉴질랜드 키위가 국내 시장에 집중 출하되는 5월에 출하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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