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 감곡면에 위치한 ‘흰민들레농장’은 오리를 사육하고 있는 곳이다. 다른 일에 종사하던 한길선 대표가 오리 농장을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사육에 뛰어든 지 올해로 6년이 됐다. 지금까지 장마 피해를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질병 등 큰 어려움 없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길선 대표. 그가 안정적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비결을 들어봤다.

겨울·AI 발생 시기엔 매일 소독
오리 출하 후 분뇨제거 철저
세척·소독까지 꼼꼼하게 마무리

EM활성수 사용 냄새 저감 
수의사 처방 받아 항생제 최소화
휴약기간 준수는 기본


▲철저한 출입제한은 기본=흰민들레농장은 동우의 계약사육 농장으로, 총7040㎡(약 2133평)의 면적에서 1만9000수의 오리를 키우고 있다. 최대 사육 규모는 2만수지만 좋은 사육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1만9000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흰민들레농장에서 오리 사육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방역이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이나 AI가 발생된 시기에는 매일 소독을 할 정도로 방역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해진 차량만 농장 출입을 허가하는데, 허가한 출입차량에 대해서도 고압 살포기로 철저하게 소득을 하고 있다. 또한 오리가 농장으로 새로 들어오는 시기에는 농장 인근 도로 등 사람이 다닐만한 곳은 모두 꼼꼼하게 소독을 하고 있다.

축사에 대한 출입은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외부인의 축사 내부 출입은 원천적으로 금지시켰다. 시료 등의 채취를 위해 방문하는 축산 관련 기관 관계자의 출입도 역시 금지 대상. 필요한 경우 시료를 한길선 대표가 대신 채취해 관리사에서 업무처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한길선 대표는 “소독만으로는 차단방역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농장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HACCP으로 경쟁력 강화=흰민들레농장에서 질병예방을 위해 방역과 함께 노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청결’이다. 축산 농장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농장의 청결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분위기와도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희민들레농장에서는 청결한 축사 유지를 위해 보통 42일 동안 키운 오리를 출하한 이후에는 매번 분뇨제거를 철저하게 하고, 세척 및 소독까지 꼼꼼하게 마무리 짓는다. 또 새로 들어오는 오리들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물통을 모두 비운 후 내부 소독까지 실시하고 있다.

3년 전에는 더욱 청결한 농장 유지 및 위생 관리를 위해 축산물 HACCP 인증까지 획득했다. HACCP을 운용하면서 농장 인근에 고인 물이 없도록 하고, 잡초 관리까지 말끔하게 해 축사는 물론 전체적인 농장 환경까지 훨씬 좋아졌다.

흰민들레농장에서는 건강하게 좋은 오리를 키우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새롭게 오리가 입추되면 축산시험연구소에 의뢰해 살모넬라(SE) 검사를 하고 사육 시에는 사료와 함께 생균제와 EM활성수를 사용한다. EM활성수 사용은 냄새 저감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한길선 대표의 설명이다.

보다 위생적인 오리를 생산하기 위해 약품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이는 살모넬라 검사와 함께 흰민들레농장에서 지키고 있는 HACCP 중요관리점(CCP). 가급적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오리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 한해 필요한 만큼만 수의사 처방을 받아 사용한다. 휴약 기간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이다. 이를 통해 올해는 전국의 축산물 HACCP 인증 농가 가운데 ‘2016년 축산물 HACCP운용 모범업소’ 중 한곳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맛봤다.

한길선 대표는 “오리 농장을 하기 전에는 축산물에 대한 불신이 많았는데 직접 농장을 운영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우리 축산물을 믿고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도 HACCP 등을 통해 우수한 오리를 생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HACCP농장 인센티브로 인증 확대해야”
#한길선 대표

 

“상을 받으니까 너무 좋아요. 자부심도 생기고 긍지도 생겼습니다.”

올해 축산물HACCP 운용 모범업소로 선정된 데 대한 소감을 묻자 한길선 대표가 이같이 답했다.

한 대표는 HACCP 인증을 받기 위해 농장 시설이나 환경 등 이런 저런 것들을 준비하고 기준에 맞추면서 청결, 시설 관리 등을 자연스럽게 더 잘하게 됐단다. 하지만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 어떻게 보면 수준 높은 농장 운영이 우수한 축산물 생산으로 연결되는 것 자체가 HACCP을 운영하면서 따라오게 되는 장점이지만 HACCP인증과 함께 농가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없는 것이 내심 아쉽다. 한길선 대표는 “HACCP이 농장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는 만큼 HACCP인증 농장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HACCP인증을 받았을 때 농가에서 받게 되는 인센티브가 있다면 더 많은 농가들이 HACCP인증을 취득하기 위해 나서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직접적인 혜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대표에 따르면 무항생제와 HACCP을 병행해서 운영할 경우 의약품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데다, 제초제를 쓰지 못하면서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인건비 등을 감안해 정부에서 일정 부분 비용 지원을 해주고 있다.

한길선 대표는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많지만 농가에서는 HACCP인증 등을 받아가며 소비자들이 걱정 없이 먹어도 될 수준의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협회나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 대표는 이어 “오리업계가 살아나야 농가도 살아날 수 있다”며 “오리 소비 확대를 위해 오리를 활용한 새로운 조리법이나 상품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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