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식품소비행태조사

▲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9일 ‘2016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를 열고 올해 식품 소비 흐름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인이 식사를 거르는 가장 큰 이유 중 ‘시간이 없어서’가 ‘먹고 싶지 않아서’를 올해 처음으로 앞질러 기존과 달라진 식품 소비행태에 대한 관련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2014년 이 같은 흐름이 먼저 나타난 청소년의 경우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추세가 올해 더 늘어나며 전반적으로 간편함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식품 소비행태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동시에 식재료의 고품질 여부 등을 감안한 식품 소비 행태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16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식품 소비, 외식 소비, 식품 정책, 식품 트렌드 분야 등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발표했다. 농경연이 지난 5월 16일부터 7월 29일까지 성인·청소년 가구원 전체 71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내용을 정리했다.

33% "식품소비 지출액 늘어"
54% '물가상승 영향' 응답

농산물 식재료 국산 선호 불구
축산물은 수입산 소비 증가


▲시간 없어 식사 거르는 경우가 가장 많다=이날 발표한 일주일 식사 현황과 관련한 식생활 행태 자료에 따르면 성인 및 청소년 가구원 모두 ‘시간이 없어서’(58.6%, 72.1%), ‘먹고 싶지 않아서’(48.7%, 46.5%) 식사를 거르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성인의 경우 2015년까지 ‘먹고 싶지 않아서’라는 ‘자발적 결식’ 비중이 ‘시간이 없어서’로 대표되는 ‘비자발적 결식’보다 비중이 높았으나 올해 처음으로 순서가 바뀌었다.

청소년은 이미 2014년 역전된 상황. 이를 반영하듯 청소년들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추세(아침 : 0.05회→0.11회, 저녁 : 0.15회→0.23회)가 올해 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일반 식당과 단체 급식 비중이 높은 가운데 카페·빵집, 백화점·마트, 편의점, 배달·테이크아웃 등의 식사 형태도 눈에 띄었다. 

 

▲전년 대비 식품 소비 지출액 늘었다=지난해보다 식품 소비 지출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3.1%,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5%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소비 지출액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많았다. 주요 이유로 ‘물가 상승’이 54.5%로 가장 많았고, 식품 소비량 증가는 31.3%였다. 장바구니 체감 물가 역시 작년 대비 1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가구 식품 구매 빈도는 주 1회(44.4%)가 가장 많고, 주 2~3회 이상 식품을 구입하는 가구는 36.6%였다.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는 대형 할인점(33.6%), 동네 중소형 슈퍼마켓(31.3%), 재래시장(24.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편의점 및 통신판매 비중은 작지만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국내산·친환경 식재료 관심 많다=식재료와 관련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은 식재료가 국내산인지 여부(56.1%)에 가장 큰 관심이 있으며, 지역산(50.2%) 및 친환경(45.2%)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수입식품(100% 기준) 대비 국내산 농식품에 대한 지불 의향은 학교 급식에서 113.13%로 가장 높으며, 농·축·수산물은 112~113%로 비슷했다. 외식은 108%대, 가공식품은 107%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 ‘소비자의 식품 정책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산지표시, 가공식품 KS표시, 유기농 인증 마크 등이 표시된 제품에 대한 구매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농산물 우수관리 인증제도(GAP), 전통식품인증제, 생산이력제는 구매 경험 빈도가 낮았다.

최종우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원산지, 유기농, KS표시 등에 대한 식품 표시 인지는 높았지만 전통식품인증제, HACCP, GAP, GMO 표시 인지도는 낮았다”며 “전반적으로 식품 포장지 표시 확인 관련 교육을 확대하고 인증 표시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입 육류 섭취 거부감 낮아진다=농산물 식재료와 달리 축산물의 경우엔 수입 식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쇠고기의 경우 이 같은 소비행태가 두드러졌다. 구이용 구입비중은 국내산 73.2%, 호주산 21.2%, 미국산 5.1%로 전년 대비 국내산은 줄었고 호주·미국산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국거리용 구입비중은 국내산이 90% 수준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미국산 쇠고기 취식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35.5%로 전년 대비 7%P 가량 증가했고, 호주산 쇠고기 취식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47.8%로 전년 대비 2%P 가량 올랐다. 수입 돼지고기에 대해선 23.1%가 취식 의향이 있는 것으로 응답, 수입 닭고기는 18.6%가 취식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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