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의 후원으로 올 한해 도매시장과 산지에서 자체 개발 및 각 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신품종 평가회를 진행했다. 올해 평가회에 소개되는 신품종만 무려 44품종에 달하고 평가회를 실시한 횟수도 서울 가락시장을 비롯해 20회 가까이 된다. 김봉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장은 “그동안 많은 품종이 육종이 됐지만 홍보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올해 진행한 평가회에서 제기됐던 미흡한 점은 보완해 신품종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내년 평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신품종 평가회 3회를 연속으로 보도한다.

 

▲ 신품종 팽이버섯 시장 평가회에 참석한 도매시장 관계자들이 요리된 신품종을 맛보고 있다.

‘여름향 2호·금향 2호’
“고온서 재배, 재배기간 20일 단축”


▲팽이버섯=지난 8일 서울 가락시장 동화청과에서는 기존 흰색 일색인 팽이버섯 시장을 대체할 품종이 선보였다. 충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신품종 팽이버섯인 ‘여름향 2호’와 ‘금향 2호’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품종은 갈색과 황금색 팽이버섯 품종으로 야생 팽이버섯 품종을 육성한 것이다. 특히 기존 팽이버섯이 4℃에서 재배돼 난방비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 품종은 고온 재배가 가능하다. 또한 고온에서 갓이 빨리 피는 기존 팽이버섯의 단점을 극복했고, 재배기간도 20일이나 단축시켰다.

김민자 충북도농업기술원 박사는 “이들 품종은 팽이버섯이나 새송이버섯 재배 농가들에게 접목이 가능한 품종”이라며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난방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평가회에 참여한 도매법인 경매사와 중도매인은 신품종의 시장 성공 방안으로 팽이버섯이라는 품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버섯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칠 것을 제안했다. 이는 현재 팽이버섯이 저평가돼 있는 상황에서 굳이 팽이버섯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민종우 동화청과 차장은 “굳이 팽이버섯 신품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신품종 버섯에 초점을 맞춰 물량을 꾸준히 출하할 수 있는 재배여건이 마련되면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국청과 채소2본부장도 “신품종의 색택이나 식감이 우수하다. 기존 품종과 경쟁하는 방안으로 공동브랜드를 개발해 출하하는 것도 마케팅의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품종 딸기 평가회에 도매시장 관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시식하고 있다.


‘금실·아람·홍실’   
“과즙·당도 만족, 물러짐 보완 관건”


▲딸기=지난 9일 서울 가락시장 서울청과에선 경남도농업기술원의 3가지 딸기 신품종이 선을 보였다. 이 가운데 ‘금실’은 매향과 설향 품종을 교잡한 것으로 개화기는 10월 12일로 11월 초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지난해부터 홍콩으로 수출이 되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고 경도가 단단해 기존 수출 딸기보다 유통기간이 1~2일 긴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소개된 신품종 ‘아람’과 ‘홍실’ 역시 매향과 설향 교잡 품종으로 수량은 대표적 다수확 품종인 설향에 비해서는 낮지만 매향 보다는 높은 특성이 있다. 또한 설향에 비해 경도와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윤혜숙 경남도농업기술원 박사는 “금실의 경우 기존 수출용으로 재배됐지만 내년부터는 희망하는 농가들에게 모주를 공급해 내수용으로도 재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평가회를 통해 내수용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이에 대해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신품종의 과즙과 당도에서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만 기온이 올랐을 경우 물러짐에 얼마나 버티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결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기간 동안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는 얘기다. 아울러 농가들이 딸기를 출하할 때 조금 일찍 따는 경향이 있는데, 숙기를 제대로 맞춰 품종 고유의 맛을 낼 수 있는 출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문겸 중앙청과 과장은 “미숙과를 따면 유통과정에서 부패가 더 빠르다”며 “유통기간을 유지하고 품종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숙기를 맞춰 출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국 동화청과 차장은 “신품종 모두 당도와 경도에서는 기존 품종에 비해 우수한 것 같다”면서도 “다만 기온이 올라 딸기가 물러지면 유통과정에서 단점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 부분을 보완하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