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산림치유원의 전경. 산림치유원은 백두대간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산림치유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월 18일에 처음 문을 열었다.

‘제15회 산의 날’ 기념식이 열렸던 10월 18일. 이날 국립산림치유원 개원식도 함께 진행됐다. 산림의 가치와 소중함을 기리는 ‘산의 날’에 맞춰 우리나라 첫 산림치유원이 마침내 문을 연 것인데, 그만큼 산림치유원의 역할에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산림복지시대에 복합적인 산림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국립산림치유원. 이곳이 문을 연 지 3개월째다. ‘산림치유의 허브’를 향해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딛고 있는 산림치유원이 궁금했다.

영주 봉현면·예천 상리면 일원
일광욕·산림욕 즐기며 트레킹
산림치유 문화 확산 기대


국립산림치유원의 이름은 ‘다스림’. 왜 다스림일까. ‘산림치유로 나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자’는 뜻에서 ‘스트레스 다스림’, ‘마음 다스림’, ‘몸 다스림’, ‘식생활 다스림’, ‘생활습관 다스림’을 한데 모아놓은 개념이라는 게 산림치유원의 설명이다.

다스림은 경북 영주시 봉현면과 예천군 상리면 일원에 조성, 영주의 주치골 지구와 예천의 문필봉 지구로 구분돼 있다. 이처럼 두 시군에 걸쳐 있는 만큼 다스림 규모는 세계 최대다. 전체 2889ha에 이르고, 중점시설지구만 보면 152ha나 된다. 주치골 지구는 단기체류자 중심으로, 문필봉 지구는 장기체류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주치골 지구에는 산림치유 홍보 및 신체건강측정, 치유장비 체험을 할 수 있는 건강증진센터, 물의 수압과 부력, 수류 등을 활용해 수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수치유센터 등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고, 문필봉 지구에는 힐링공간으로서 음이온 치유원, 맨발치유원, 향기치유정원, 산약초원 등이 갖춰져 있다.

다스림을 찾았던 지난 6일, 백두대간이 먼저 반겼다. 겹겹이 쌓인 능선이 겨울철 한산한 정취를 내뿜고 있었다. 가장 먼저 테라피관(Therapy)을 들렀다. 방문자센터를 겸한 건강증진센터 와 붙어있다. 숲과 함께 ‘산림치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곳.

테라피관을 나와 곧바로 치유숲길로 향했다. 다스림의 숲길은 총 50여㎞. 목적별로 9개 숲길이 있는데, 소백산 국립공원, 묘적봉, 천부산 권역이 이어져 있다. 주요 숲길은 완만한 코스로 편히 걸을 수 있는 ‘마실치유숲길’, 영주와 예천의 경계에 있는 고향재에서 백두대간 능선의 묘적령을 연결한 ‘마루금치유숲길’, 예천곤충생태원에서 자연생태문화체험이 가능한 ‘문화탐방치유숲길’, 생강나무와 모감주나무의 황금색 경관을 접할 수 있는 ‘금빛치유숲길’, 문필마음에서 문필봉을 오르는 등산로 ‘등산치유숲길’, 일광욕과 산림욕을 즐기며 트레킹 하기에 적합한 ‘볕바라기치유숲길’ 등이다.

이 중 마실치유숲길을 올랐다. 마실치유숲길은 흙길과 데크로드가 연결돼 있고, 특히 데크로드는 경사도가 8% 이하여서 보행이 힘든 방문객들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것이 특징. 겨울이어서 숲이 울창하지는 않지만, 숲의 향기는 충분했다. 간간히 소나무를 비롯한 침엽수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갈색빛 곳곳의 푸른빛은 오히려 겨울산의 느낌을 더했다.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옮기면 어느새 숲길의 끝. 마실치유숲길은 약 5.9㎞여서 2시간 정도면 돌아보기에 충분하다.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여타 숲길로 갈아타도 된다.

숲길은 물론 체험공간·힐링공간 등을 활용, 하루, 또는 1박2일, 2박3일, 길게는 일주일 내지 한달동안 다스림에서 ‘숲을 통한 다스림’을 경험해볼 수 있다.

산림치유원은 “산림치유원은 산림치유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산림치유 전문 인력양성, 산림치유 관련 상품개발 및 산림치유 문화 확산 등 하나의 공간에서 통합적으로 제공되는 세계 최대, 세계 유일의 공간이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제 산림치유의 첫발을 뗐다. 이미 독일은 크나이프 요법(숲과 물을 통한 총체적 치유시스템)을 활용한 64개 요양지가 있고 일본은 치유효과가 뛰어난 숲을 ‘산림테라피기지’로 인증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로 평가되는 산림치유원은 “국제적인 산림치유의 허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산림치유의 선진국으로 부상할 날을 꿈꾼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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